영업익 급감·적자전환..위기탈출 구세주 될 신차는

'영업이익 3828억원, 당기순이익 7654억원'

기아자동차 (115,900원 ▲800 +0.70%)가 지난 1분기에 내놓은 성적표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0% 가까이 급감했다. 글로벌 자동차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부진한 탓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4월 판매 실적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기아차가 지난달 판매한 자동차 판매대수는 총 20만9832대(국내 4만3515대+해외 16만6317대)다. 국내와 해외 모두 판매가 줄며 지난해 4월 판매 실적에 비해 13% 넘게 줄어들었다.

일단 기아차는 오는 11일부터 사전계약이 시작되는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기아'라는 브랜드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신차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앞서 "고급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성공적으로 런칭해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도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스팅어는 기존 국산차에서 볼 수 없던 최고의 상품성을 갖췄다고 자부하는 만큼 5월말 내수시장 출시를 시작으로 하반기 미국과 유럽에서도 성공적인 런칭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아자동차 '스팅어'/사진제공=기아차

증권가도 '스팅어' 효과가 저평가된 기아차의 주가를 끌어올릴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기존 핵심 RV(레저용 차량) 라인업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판매실적은 모델 노후화 효과 등에 따라 종전보다 약화되는 추세"라며 "고급세단인 스팅어가 출시에 따른 판매 개선 기대감이 비교적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249,500원 ▲4,500 +1.84%)는 신차급에 준하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신형 그랜저와 쏘나타를 앞세워 고전을 면치 못했던 내수 시장에서 존재감을 회복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감소세를 보인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 대수를 1.5% 늘리며 눈길을 끌었다.

쌍용자동차 (6,090원 ▲240 +4.10%)와 BMW 그룹 코리아도 신차로 위기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소형 SUV(다목적스포츠형차량)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티볼리 효과로 9년만에 흑자를 기록한 쌍용차는 지난달 28일 2분기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실적을 발표했다. 4월 판매 실적도 총 1만1071대(국내 8346대+해외 2725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쌍용차 관계자는 "대형 SUV 시장 선도를 목표로 내건 'G4 렉스턴'에 명운을 걸렸다"며 "판매 대수가 늘면 수익성이 좋아지고 그만큼 손익 개선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에 'G4 렉스턴' 판매에 총력을 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올해 'G4 렉스턴'의 판매 목표를 2만대로 잡고 있다.

쌍용자동차 G4 렉스턴/사진제공=쌍용차

BMW도 지난 2월 출시한 7세대 '뉴 5시리즈'로 7년만에 메르세데츠-벤츠에 내준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되찾아오겠다는 전략이다. 벤츠는 지난해 신형 ‘E-클래스’를 내세워 2003년 국내법인 설립 후 첫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E-클래스’는 지난해 2만2000여대가 판매됐고, ‘5시리즈’는 1만7000여대가 팔렸다. BMW는 지난 3월에 '뉴 5시리즈' 앞세워 월간 최대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BMW 관계자는 "올해 '뉴 5시리즈'를 2만대 이상 팔면 1위 탈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 뉴 5시리즈/사진제공=BMW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