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개인용 경유차 운행금지… 미세먼지 대책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현대차 '2017 포터II'/사진=현대차

문재인 대통령이 30년이 넘은 노후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 오는 6월 한달간 '일시적 가동중단'(셧다운) 방침을 밝힘에 따라, 경유차도 향후 새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당시 미세먼지 30% 감축 공약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개인용 경유차 운행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중장기 계획을 세워 개인용 승용차를 도로에서 퇴출하고, 대형 경유 화물차나 건설 장비에는 미세 먼지와 이산화질소 저감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매연을 내뿜는 노선버스도 압축천연가스(CNG) 차량으로 전면 교체할 방침이며, 경유세 인상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자동차 업계는 "경유차 운행 금지는 현실적이지 않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 경유차들은 유로6 규정에 맞춰 개발을 완료했고 양산을 앞두고 있다"며 "노후 경유차, 노후 화물차 등이 문제로 꼽히는 것인데, 서민 생계 수단인 차량을 정부에서 100% 새 차량으로 대체해주지 않는 이상 경유차 중단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경유는 독일 디젤차 등 고급차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봉고, 트럭 등 서민이나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경유차와 미세먼지 발생간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는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정부가 인용한 국립환경과학원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2013년 기준)를 보면, 미세먼지 발생원은 국내가 아닌 국외 영향이 적게는 30%, 많게는 50%로 분석됐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국외 영향은 최대 80%까지 높아졌다.

경유차가 미세먼지 주범이라면 경유차량 등록 대수나 경유 소비량에 비례해 미세먼지도 증가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통계도 있다.

석유공사 에너지통계연보 및 국립환경연구원에 따르면, 경유차량 등록대수는 2008년 613만6927대에서 2013년 739만5739대로 21% 증가했다.

이 기간 수송 부문 경유소비량은 1억372만5000배럴에서 1억1012만배럴로 6% 늘었다. 반면 도로이동오염원 배출 미세먼지(PM10)는 2008년 2만8898톤(t)에서 2013년 1만2103t으로 59%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서부 지역에 공장이 밀집해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미세먼지가 오는 것이 국내 미세먼지 증가의 직접적인 이유이지 않느냐"며 "경유차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보완 대책을 좀 더 마련해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