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요구" 현대차 노사, 임금협상 '공전'..올해도 장기화 조짐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현대차 아산공장 '신형 그랜저IG' 생산라인 자료사진/사진=현대차

현대차 (250,500원 ▲1,000 +0.40%) 노동조합의 올해 임금인상 요구안에 대해 '비상경영'을 진행 중인 사측이 난색을 표하며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올해 협상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2시30분 11차 단체 교섭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당초 8월 안에 임단협을 끝내겠다는 목표로 예년보다 한 달 정도 일찍 협상을 시작했지만 공전이 계속되는 형국이다.

지난 1일 열린 10차 교섭에서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주요 요구안으로 △월급 15만4883원 인상(기본급의 7.18% 인상, 호봉승급분 제외)과 △전년 수익의 30% 수준 성과급 지급 등을 제시했다.

앞서 노조는 단체협약 요구안에서도 현행 만 60세인 정년을 최장 64세로 늘리고 현재 59~60세 때 임금을 58세 수준으로 유지하는 단협 조항을 삭제해달라고 했다. 박유기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노보에서 "요구안은 조합원에 대한 처우나 권익에 명확히 필요하기 때문에 요구하는 것"이라며 "아직 사측의 제시 단계는 아니지만 폭넓은 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측은 '무리한 수준'이라는 단호한 입장이다. 임금인상 요구에 대해선 "현재도 높은 수준"이라는 인식이고 성과급 요구에 대해서도 "배분할 성과가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는 비상 상황이다. 18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5.5%)도 2006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에 임원은 연봉 10%를 반납하고 과장급 이상 간부 직원들은 임금 동결까지 한 상황이다.

지난해 노조의 24차례 파업으로 3조1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올들어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 등으로 전망도 어둡다. 올 1분기 현대차 영업이익(1조2508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감소했다. 이 때문에 외부 여론도 노조 요구안에 대해 과도하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노무 총괄인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노조가 해마다 요구하는 것이지만 (강도가) 세다"며 "임단협은 회사 실적에 따라 잘되면 잘 주고, 안되면 안되는 대로 깎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해 올해 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