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러시아 등 신흥국서 질주…수익 방어 역할 '톡톡'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러시아, 멕시코 등 신흥시장을 질주하고 있다. 특히 신흥국 환율이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G2(미국·중국)시장에서 떨어진 수익성을 방어하는 역할을 신흥국 시장이 하고 있다.

9일 유럽기업인협회(AEB)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총 2만813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 증가했다. 기아차와 현대차가 각각 37%, 11% 판매가 늘며 러시아 시장 브랜드 순위 2, 3위를 차지했다.

최근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하며 소비가 회복되고 있는데, 현대·기아차가 현지 전략 모델을 통해 시장 회복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차량 모델별 판매에서 기아차 (115,900원 ▲800 +0.70%) ‘리오’는 1위, 현대차 (249,500원 ▲4,500 +1.84%) ‘쏠라리스’와 ‘크레타’는 3위, 6위를 기록했다.

올 누적 판매는 기아차가 10만1376대를 판매하며 전년보다 24% 늘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 평균 성장률인 8.5%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기아차는 이달 신형 ‘리오’를 출시, 판매를 더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기아차 공장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멕시코 시장에서도 판매 증가가 눈에 띤다. 기아차는 지난 7월 멕시코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 증가한 7254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3337대를 판매해 9.3% 늘었다.

기아차의 올 멕시코 시장 누적 판매량은 4만8309대로 지난해보다 66.5%나 늘었고, 같은 기간 현대차는 20.6% 증가한 2만9414대를 팔았다. 올해 멕시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1.4%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기아차의 성장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리오’가 이끌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 목표판매량인 8만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달부터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 수출용 현대차 ‘엑센트’가 본격 생산됨에 따라 현대차의 추가 성장도 기대된다.

판매 성장과 동시에 신흥국 환율이 안정되면서 수익성이 미치는 영향은 더 크다. 러시아 루블과 멕시코 페소, 인도 루피는 모두 1년 전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신흥국 통화가 급격히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

신흥국의 환율 변동성이 컸던 이유 중 하나가 내수 부진이었는데, 최근 신흥국 소비가 회복되고 있어서다. 각국 정부가 내수 우선 정책을 펼치면서 재정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수익성 측면에서는 러시아, 멕시코뿐 아니라 캐나다, 호주 등 기타시장 판매 회복이 수익성 추가 하락을 방어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지역의 물량을 유럽과 신흥국으로 전환해 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