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높아지는 노무리스크, 車 업계 "머리아프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모습 /사진=뉴스1

"통상임금에 불법파견까지 요즘 머리가 아픕니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유차배출 오염물질 저감자율 관리 협약식'에서 기자를 만나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최근 자동차업계는 통상임금 확대와 근로시간 단축에 불법파견 문제까지 겹치며 노무리스크가 경영진의 최대 난제가 됐다. 특히 기본급이 적고 상여금이 많은 현 상황에서 잔업과 특근 수당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된 것은 기존의 임금 체계를 흔드는 일이다.

기아차는 통상임금 확대 문제 등으로 인해 잔업과 특근을 중단한 상태다. 이날 만난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통상임금 질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답했다. 박 사장은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통상임금 판결에 대해 항소하고 대법원까지 가야한다"고 전했다.

또 박 사장은 협약식에서 만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에게 "임금 문제로 업계가 아주 큰 어려움에 직면했는데 위기를 극복해야한다"는 말을 건넸다.

2013년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 이후 현대차 등에서 임금 체계 개편에 나섰지만 노조의 반대 등으로 아직 제자리다. 오히려 최근 기아차 노조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소하자 현대차도 통상임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통상임금 확대 요구를) 떠나서 임금체계를 바꿔야 한다"며 "그래야 서로 군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무리하게 서로 요구하면 안된다"며 "서로 살길을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불똥도 자동차 산업으로 튀었다. 고용노동부는 만도헬라가 파견근로자보호법(파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고용부의 '사용자' 범위 확대 판단에 따라 자칫 상당수의 업체가 파견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생산부분에서 사내협력사를 많이 쓰는 자동차 업계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는 생산은 전문협력사가 맡고, 본사는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자리잡았는데 최근 파견법 위반의 우려가 제기된다.

김 회장은 "30년 전에 만들어진 법을 지금 적용하면 안 걸릴 곳이 없다"며 "특히 자동차 산업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노사와 정부가 함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