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시대' 현대차, 채용시험에 낸 문제보니…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현대자동차 그룹의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시험인 '현대자동차 HMAT(인적성검사)'가 치뤄진 30일 오전 서울 송파고 잠실고등학교에 응시자들이 시험을 보기 위해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가 기업 혹은 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서술하라."

현대자동차가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이 나가야할 방향을 신입사원 지원자들에게 물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며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자율주행·커넥티드·친환경 등으로 바뀌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30일 하반기 신입 및 인턴사원 채용을 위한 인적성검사(HMAT)를 실시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총 16개의 계열사가 동시에 시험을 진행했다.

현대차 (242,000원 ▲500 +0.21%)는 △서울 잠실고·신천중·가락중 △전주 우아중 △부산 화명중 등 5곳에서 인적성검사를 실시했다. 시험은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2시15분에 끝났다.

다른 계열사와 다르게 현대차는 2013년 하반기부터 역사 에세이를 작성하는 평가를 별도로 실시해 응시자의 인문학적인 소양과 가치관을 함께 평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에 대한 문제를 출제해 화제가 됐다.

올해 하반기 채용에는 △종이·화약·나침반 등의 발명품들이 어떻게 인류사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 냈는 지에 대해 서술하라 △4차 산업혁명을 통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기업 혹은 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서술하라 등 2가지 문제가 나왔다.

현대차는 문제 지문에서 "산업혁명은 필연적으로 인류의 기존 산업구조를 재편해 왔다"며 "4차산업혁명이 인류의 산업구조를 어떻게 재편하고, 어떤 모습의 사회로 태동시킬지,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는 현재 현대차가 갖고 있는 문제의식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0년간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왔던 내연기관의 비중이 서서히 축소되고, 전기차·수소차 등으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방향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ICT(정보통신기술) 등과 융합되면서 나타나는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의 스마트카 개발은 이제 현실로 다가 왔다. 현대차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내용은 서로 단절돼 있던 분야들이 경계를 넘어 분야간 융복합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 ‘기술혁신’"이라고 역사 에세이 문제에서 설명했다.

시험을 치른 한 지원자는 "따로 역사공부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왔다"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주제였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역사 에세이 때 작성한 답변이 이어지는 1차, 2차 면접에서도 면접관들의 질문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며 "지원자 본인의 가치관을 담은 신중한 작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