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YD 법인 설립 1년 지났지만…"1대도 못팔았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호주 시드니 공항에서 운행중인 중국 BYD의 전기버스/사진=BYD 홈페이지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比亞迪)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지 1년이 됐지만 정작 주력 상품인 전기버스는 단 1대도 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환경부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YD의 45인승 전기버스 'K9(eBus-12)'은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대상 평가' 신청을 한 바가 없다. 또 15인승 마을버스 형태인 'C6'는 전기차 보조금 신청 후 인증 과정 중에 있으나 아직 인증은 받지 못했다.

국내의 까다로운 보조금 지급 규정과 경쟁차종 대비 비싼 가격 등 장벽이 만만치 않아 본격적인 국내 출시가 어려울 것이라던 관측이 현실화된 셈이다. 전기버스여서 배기가스, 소음·진동 등 환경 인증을 받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환경부의 전기버스 보조금 인증이 문제다. 환경부 전기버스 보조금(대당 1억원)을 받지 못하면 경쟁사 대비 가격이 너무 비싸지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완속·급속 상관없이 충전시간 2시간 이내를 만족시키는 전기버스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K9은 완속 충전시간이 5시간으로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BYD K9의 가격은 약 300만위안(5억1000만원)으로,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 경쟁사의 전기버스나 CNG버스에 비해 훨씬 비싸진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조금 대상 평가에 관한 규정에 따라 26개 항목 평가를 해 이를 통과하면 보조금을 지급한다"며 "충전시간, 주행거리, 등판능력 등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중국산 인산철 배터리를 썼다고 해서 보조금 지급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BYD 전기버스의 국내 판권을 갖고 있던 업체는 경영난으로 인해 최근 구매계약 해지의사를 밝혔다.

BYD 본사와 수입·판매 계약을 맺었던 코스닥 상장사 '썬코어'는 지난달 29일 "경영악화와 자금경색으로 전기버스 구매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썬코어는 2015년 12월 BYD와 한국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의향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향후 2년간 BYD 전기버스 K9 1000대를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없던 일로 된 것이다.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이지웰페어'는 지난해 11월 BYD와 전기차 부품·서비스의 국내 수입 유통사업 계약을, 제주도 우도와는 'C6'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C6' 20대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C6 역시 아직 전기버스 인증은 통과하지 못했다.

BYD는 지난해 10월 '비와이디코리아 유한회사'(BYD Korea Company Limited)의 설립 등기를 통해 한국 법인 설립을 완료한 바 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10월 22일 (15:57)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