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경리팀장 검찰서 "MB, 다스 실소유주 아니면 못할 말 해"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가운데)이 다스 비자금 의혹 관련 고발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다스 의혹'을 고발한 참여연대가 사건의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자동차 시트부품 생산업체 '다스'(DAS) 횡령 의혹을 고발한 참여연대가 일각에서 제기하는 공소시효 만료설을 물타기로 규정했다.


다스 전 경리팀장은 검찰에 출석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다시 실소유주로 지목했다.

'다스 횡령 의혹 관련 고발 사건 수사팀'(다스 수사팀·팀장 문찬석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은 28일 오전 9시30분 고발인인 참여연대 측 관계자를 서울동부지검으로 소환했다.

앞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이달 7일 검찰에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다스 실소유주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차명계좌를 이용해 12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고 고발했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2003년에 이뤄진 80억원 횡령에 한정해 고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포괄적 법리를 적용하면 공소시효가 늘어난다"며 "2003년 범죄가 끝난 것이 아니라 2008년 2월까지 횡령이 계속된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측의 주장에 따르면 이들이 고발한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은 대표이사와 성명불상의 실소유주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는 내년 2월까지로 볼 수 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2003년 기준 횡령죄 공소시효 10년이 지났다는 논리를 반박하는 것이다.

또 안 사무처장은 "50억원 이상의 횡령은 무기징역으로 처리할 수 있어서 공소시효가 15년"이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검찰 수사에서 이 대표와 성명불상 실소유주의 120억원 횡령 혐의가 인정되면 공소시효가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올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다스의 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받은 다스 원장 자료와 현금운용 현황 등 회계 자료를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호영 전 특별검사의 특수직무유기 혐의와 실소유주로 의심되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도 검찰에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이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정 전 특검이 수상한 계좌 내역을 확인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안 사무처장은 "특수직무유기 공소시효는 명확하다"며 "소유주로 추정되는 이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도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동영 전 다스 경리팀장이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 사진=뉴스1

이날 오전 10시쯤 동부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채동영 전 다스 경리팀장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고 주장했다. 채 전 팀장은 2001년 1월부터 2008년 4월까지 다스에서 근무했다

채 전 경리팀장은 "당선인 신분일 때 (이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이상은 다스 대표의 아들인) 이동형씨와 함께 만난 적이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가 아니면 하지 못할 말을 했다"고 말했다.

다스의 120억 비자금 조성에 이 전 대통령도 관여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검찰에서 조사해야 할 내용"이라고 답했다.

채 전 팀장은 2008년 정 전 특검 당시 다스의 소유 관계와 120억원 자금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채 전 팀장은 지난달 25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도 "재직 당시 다스 내부에서는 이 전 대통령을 실소유주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