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車업계 새해 첫 고비..'해넘긴 임단협' 매듭짓기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현대차 울산2공장 싼타페-투싼-아반떼 생산라인/사진제공=현대차

국산 완성차 업계가 해결해야 할 새해 첫 과제는 해를 넘긴 임금 단체 협상을 조기에 매듭짓는 것이라는 평가다.

현대자동차 (252,500원 ▲3,000 +1.20%)와 한국GM은 사상 처음으로 임단협을 해당 연도에 마무리 짓지 못했다. 지난해 막판까지 이어진 교섭으로 최종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상태라 연초 타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오는 3일부터 비생산을 포함한 모든 특근을 거부키로 했다. 또 모든 협의와 각종 공사도 중단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 협상 시작 8개월 만인 지난달 19일 극적으로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부결됐고, 27일까지 실무교섭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잠정 합의안에서 노사는 기본급 5만8000원 인상과 일시 성과금 300%+280만원, 20만 포인트 지급에 뜻을 모았고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사내하도급 3500명을 추가 직영으로 특별 고용키로 했었다.

초기 노조 제시안(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등)에 비해 인상 폭이 낮아지자 조합원들이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부결 이후 노사 실무 협상에서 접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오는 3일 쟁의대책위를 통해 향후 투쟁 노선을 정한다.

그룹 맏형 격인 현대차 노사 갈등이 새해에도 장기화할 경우 기아차와 타 계열사는 물론 현대차 협력업체들, 울산·아산·전주 등 지역 경제에까지 타격을 미칠 수 있어 높은 우려가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새해 내수시장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그랜저·코나 등이 기대주로 꼽혔는데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GM 노사도 지난해 12월 30일 막판에 극적으로 잠정합의를 도출했지만 연내 타결은 무산됐다. 지난 5월 23일 상견례 이후 총 25차례의 교섭을 벌인 결과다.

잠정합의안은 지난 7월 24일 사측이 제시한 임금안 수준으로 △기본급 5만원 인상 △격려금 600만원(지급시기 2018년 2월 14일) △성과급 450만원(지급시기 2018년 4월 6일) 등 임금 인상안과 미래 발전 전망을 담은 것이다.

일단 연초로 예고됐던 파업은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발표 때까지 중단됐다. 미래 발전 전망을 포함한 2018년 임단협도 최대한 빠르게 시작해 오는 2월 말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조 측은 이번 잠정 합의 과정에서 임금성 문제도 중요하지만 최대 현안인 신차 배정 문제에도 초점을 맞춰 논의했다는 입장이다. GM 본사의 신차 배정이 3월 초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임금 인상 폭이 당초 첫 제시안과 차이가 있어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누적 적자에 철수설로 어려운 상황에서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타개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과 쌍용자동차는 이미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