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드·파업에 고전' 국내 완성차 작년 819만대 판매 7% '뚝'

현대차 양재동 사옥 전경/사진제공=현대차그룹

"밖에선 중국 사드(THAAD) 보복, 안에선 노조 파업"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725만대를 판매, 3년 연속 목표치에 미달하며 고전했다. 이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 업계 성장이 둔화세를 보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차·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등 5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총 819만6053대를 팔았는데, 전년에 비해 6.9% 감소한 수치다.

내수 시장에선 현대차·쌍용차, 해외에선 르노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내수·해외 실적은 모두 마이너스를 보였다.

특히 '국산차 맏형'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121만489대, 해외에서 604만524대 등 총 725만1013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에 비해 7%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다. 2012년(712만대) 이후 가장 낮은 연간 실적 수치다.


이는 전반적으로 미국·중국 등 주요 해외 시장 수요가 위축된 데다, 중국 사드 보복과 미국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 등 외부 변수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에선 노조 파업도 이어졌다.

그나마 현대차의 내수 성적(68만8939대)은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1톤 트럭 '포터'가 10만대 클럽에 들며 베스트셀링 1·2위로 선전해 전년 대비 4.6% 늘었다.

올해에는 현대차 467만5000대, 기아차 287만5000대 등 총 755만대의 글로벌 판매 목표를 내놨다. 이를 위해 올해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12종의 신차 모델을 쏟아낼 방침이다. 지난해 연초 목표치(825만대)보단 70만대 내린 것이지만, 최종 판매 결과보단 30만대 높게 잡았다.

한국GM은 올해 철수설에 이어 노조와의 극심한 갈등까지 겹치며 '최악의 한해'를 보냈으나 3위 자리는 지켰다. 지난해 내수(13만2377대)와 수출(39만2170대)을 합쳐 총 52만4547대 팔았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12.2% 쪼그라든 것이다.

특히 기대했던 '올 뉴 크루즈'의 고전으로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26.6% 급감해 5개사 중 낙폭이 가장 컸다. 목표로 했던 '두자릿수 내수 점유율'도 무위로 돌아갔다. 한국GM은 올해 중형 SUV '에퀴녹스'를 출시해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주력 모델인 SM6와 QM6의 신차 효과가 희석되면서 내수 판매가 9.5% 내린 10만537대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소형 해치백 '클리오'로 틈새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르노삼성의 수출은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북미 수출모델인 닛산 로그의 꾸준한 물량을 바탕으로 SM6·QM6 수출을 확대하면서 17만6271대로 역대 최고 수출 기록을 경신했다. 총 27만6808대를 팔아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상승(7.6%)하며 전체 4위에 랭크됐다.

쌍용차는 7.8% 줄어든 총 14만3685대를 판매했다. 내수에서 10만6677대를 판매해 3% 늘었지만, 수출이 3만7008대로 29.2% 추락했다.

내수는 3년 차인 티볼리 브랜드의 선전과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G4 렉스턴'의 시장 안착으로 2003년(13만1283대) 이후 14년만의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8년 연속 성장세다.

이에 반해 수출은 러시아 등 신흥 시장 고전으로 판매가 위축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G4 렉스턴의 글로벌 출시가 진행되면서 수출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달 초 출시하는 '렉스턴 스포츠'를 통해 내수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도 함께 이룰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