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올해만 외국인 사장·부사장 2명 승진…총 3명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사장,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피터 슈라이어 사장/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1월 들어서만 외국인 임원 2명을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주인공은 알버트 비어만 사장(60),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52)이다. 앞서 2013년 사장으로 승진한 피터 슈라이어 사장(63)을 포함하면 현대차 (235,000원 ▲4,000 +1.73%)의 외국인 사장 및 부사장급은 총 3명(본사 기준)이 됐다.

고성능차 개발(비어만 사장)과 디자인(동커볼케 부사장, 슈라이어 사장) 부문에서 외국인 사장·부사장급이 나온 것이다.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부문에는 아직 외국인 사장·부사장이 없다. 기아차 (110,400원 ▼1,800 -1.60%)는 현재 외국인 사장·부사장이 없는데, 슈라이어 사장이 먼저 기아차 사장을 지낸 바 있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외국인 임원 영입은 필요하면 할 수 있지만,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것은 앞으로 현대·기아차를 함께 책임지고 계속 일해달라는 뜻이 담겼다"고 전했다.

비어만 사장은 고성능차 개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전문가 중 한명이다. 현대차그룹 영입 직전까지 7년간 BMW 'M' 연구소장(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관련 분야에서 30여년간 일해왔다.

2015년 현대·기아차로 옮긴 뒤 △고성능차 개발 △주행성능 개발 △차량시험 등을 총괄하고 있다. 신차가 출시되기 전에 혹한, 혹서의 가혹한 조건에서 차를 '담금질'하는 테스트 등도 그의 손을 거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을 선보였으며 지난해 'N' 라인업의 첫 모델인 'i30 N'을 유럽시장에 내놨다.

동커볼케 부사장(현대디자인센터장)과 피터 슈라이어 사장(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 2명은 모두 디자인 전문가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2015년 11월 현대기아차가 고급차 디자인 강화 차원에서 영입한 외국인 임원으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등 현대차 디자인 개발에 매진한 지 불과 2년 만에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현대·기아차에 합류하기 전 푸조, 아우디,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세계 유명 완성차 브랜드에서 스타 디자이너로 일하며 세계 유수의 디자인상을 받은 바 있다. 작년에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로 등극한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을 맡았다.

슈라이어 사장은 2006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당시 기아차 사장)의 삼고초려 끝에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2012년 말에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현대·기아차 국내 본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3년부터는 현대차와 기아차 디자인을 모두 총괄하면서 정의선 부회장이 강조하는 '디자인 경영'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슈라이어 사장은 독일 뮌헨대학에서 산업디자인과 영국 왕립예술대학에서 자동차디자인을 각각 전공했으며, 폭스바겐과 아우디 디자인을 총괄했다. 2007년 이후 새로 출시된 기아차 모하비, 포르테, 쏘울, K7, K5, 쏘렌토R 등 거의 대부분의 신차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