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車 수출 7년만에 최저…공장 3곳 물량 사라져

지난해 한국 자동차 수출이 2010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2012년 이후 5년 연속 수출량이 줄었는데, 연산 20만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 3곳을 돌릴 수 있는 물량인 60만대 이상이 사라졌다. 보통 자동차 업계는 연 20만대 생산을 공장 설립의 기준으로 삼는다.


자동차 수출량 감소에는 해외 현지공장 개설이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국내 제조 경쟁력 저하도 만만치 않다. 업계에서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계기로 한국 자동차 산업 경쟁력 전체를 점검해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2017년 수출량 252만대…한국GM 감소폭 제일 커=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제조사 5개사의 자동차 수출량은 252만8418대로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2010년(277만) 이후 7년 만의 최저치이다. 한국 자동차 수출은 2012년 317만대로 정점을 찍을 뒤 5년 연속 뒷걸음질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 수출부진에는 한국GM이 많은 영향을 줬다. 한국GM의 연간 수출량은 2010년 61만대에서 지난해 39만대로 35.8% 급감했다. GM은 2010년부터 한국에서 생산하던 차종들을 현지화하거나 북미 공장으로 가져갔다. 특히 2014년 쉐보레 유럽철수 결정이 큰 영향을 줬는데, 2014년 수출량이 전년보다 24% 감소했다. 군산공장 폐쇄의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수출량은 2014년 242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92만대로 감소했다. 3년 사이 50만대가 줄었는데 자동차 공장 2곳을 운영할 수 있는 물량이다.


수출량이 감소하면서 전체 생산량도 줄고 있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 생산량은 총 411만4000대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세계 10대 생산국 중 2년 연속 생산이 감소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은 2005년 완성차 생산국 순위 5위에 오른 후 2015년까지 11년 연속 '빅5'를 유지하다가 2016년 인도에 뒤져 6위로 밀려났다. 올해는 멕시코에게 6위 자리를 넘겨줄 위기에 처했다. 멕시코와 생산량 격차가 4만6000여대에 불과하다.

◇김동연 부총리, "경쟁력 강화 필요"…저마진·고비용 문제 해결해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간부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자동차산업, 조선업 등 주요 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GM 철수설에 대한 대응책을 이야기하면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자동차 생산국으로서 한국이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끼인 신세가 됐다고 분석한다. 한국은 중저가대 소형차 위주의 수출구조를 갖고 있는데 평균 수출가격(1만4260달러)이 경쟁국인 독일, 일본보다 40~60% 낮다.

평균 수출가격이 낮아 마진이 낮다보니 한국보다는 현지생산에 더 집중하게 된 것이다. 특히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도 영향을 크게 미쳤다. 자동차 생산은 대규모 고용이 필요한 산업으로 인건비 비중이 높다.

한국은 경쟁사와 비교해 높은 인건비 구조를 갖고 있다. 2016년 국내 완성차 5사의 연평균 임금은 9213만원으로 토요타의 8590만원(852만엔), 폭스바겐의 8290만원(6만2654유로)보다 높다. 반면 자동차 1대 생산 시 투입시간(현대차, 2015년 기준)은 토요타보다 11.2% 더 소요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014년 95%를 웃돌던 국내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9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며 "자동차 산업은 인건비, 생산성, 유연성 등이 경쟁력의 핵심인데 한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