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20일 이사회…안건은 '법정관리 신청 관련 의결'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변휘 기자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2월 20일 오전 국회를 방문 한국GM 대책 TF 위원장등 의원들과 면담전 물을 마시고 있다.

한국GM이 '운명의 날'인 20일 저녁에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우리 정부에 자구안을 제출하는 '데드라인'으로 알려졌던 20일 저녁에 이사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아놨다. 안건은 '법정관리 신청 관련 의결'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 주의 자금 사정을 봤을 때 이사회 의결을 미리 받아 놓아야 (노사 임단협 합의 불발시) 법정관리 신청 절차를 바로 밟을 수 있다"며 "20일 이사회 예정 시점 이전에라도 비용절감 관련 임단협 잠정합의가 이뤄지면 이사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 노사는 이번 주를 집중교섭 기간으로 정하고 19일에도 교섭을 계속했으나 임단협 잠정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20일은 GM 본사가 정한 데드라인이다. 그러나 노조는 20일 데드라인을 협상을 위한 '압박용 카드'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며, 군산공장이 문을 닫는 5월말까지 시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GM 사측은 '비용절감안(연 1000억원 규모) 관련 임단협 잠정합의'를, 노조는 '군산공장 남은 인력(680여명)의 전체 전환배치'를 주장하며 서로 평행선을 달려왔다.

그동안 GM 본사는 20일을 데드라인으로 촉구해오면서, 이후는 법정관리행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지난 12일 댄 암만 미국 GM 총괄사장도 “구조조정 합의 마감 시한은 오는 20일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방한 중인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KDB산업은행(산은)에 "27일 투자확약서를 제출해달라"는 엇갈린 입장을 보이면서 GM의 법정관리 경고는 정부와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패’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무기로 교착 상태인 노사의 대화를 유도하고, 정부와 산은에서도 보다 좋은 조건의 지원책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책이라는 것이다.

한국GM은 20일 이후 본사 차입금 만기 도래는 물론 인건비 금액과 협력업체 미지급금이 상당하다. 오는 25일에는 사무직 근로자에게 임금 300억~400억원을, 27일에는 희망퇴직자 2600여명에게 위로금 약 50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GM이 산은과 협의 없이 한국GM의 청산(liquidate)을 선택하면 법적 대응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GM의 법정관리 또는 파산 절차의 현실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발언이다. 다만 이 회장은 “27일까지 구두 약속 또는 조건부 MOU로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할 수도 있다”며 내달초 실사 종결에 앞서 한국GM 지원책이 마련될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