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칼럼]주택금융 규제완화에 거는 기대

제2기 경제팀을 이끌고 갈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향후 경제정책 방향의 중심을 내수진작으로 설정하고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1차 정책목표로 천명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주택금융규제를 다시 손보겠다는 입장이다.


최 내정자는 지금의 주택금융규제는 부동산시장이 과열됐던 시점에 도입된 것으로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장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부동산시장의 오랜 침체는 소비 위축에 따른 내수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비견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민 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시장에 묶여 있어 부동산 자산의 가격하락은 전반적인 소비침체의 주범으로 지적돼왔다.

정부는 다양한 규제완화를 통해 시장의 분위기를 바꿔보려 하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과거 부동산 과열기의 부작용을 의식해 너무 조심스럽게 접근해서다. 이는 정책효과를 반감시키는데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안고 있다.

이슈로 부상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는 주택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들 규제 완화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건으로 거론되기만 했지 가계대출 증가 우려에 밀려 실질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못했다.


주택담보인정비율은 담보로 제공된 주택가격대비 대출금 비율로 대출금 규모를 제한하는 규제다. 부실 이후 담보에 대한 구상권 행사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

총부채상환비율은 장기대출을 안정적으로 상환할 수 있는지를 살펴 금융비용을 월 소득의 일정수준으로 제한한다. 소득에 비해 무리하게 차입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가계파산을 방지하고자 도입된 제도다.

두 개의 규제는 상호 연관성이 있어 주택담보인정비율이 높으면 금융부담이 커져 총부채상환비율에 제한받을 수 있다. 주택시장 부실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의 경우 동 비율들에 대해 금융감독 당국의 직접적인 규제가 없지만 은행들이 자산건전성 확보 등을 목적으로 자율적으로 시행 중이다.

이들 규제 완화는 기본적으로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초래해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감독 당국이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택담보인정비율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낮은 연체율과 담보능력으로 인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할 확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금융위기에서 미국 등 선진국들이 경험한 바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수준에서 신용위험을 관리하는 편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를 통한 경기 회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통한 경기회복 정책은 소비를 진작시키고 자산가격을 정상화하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주택금융 관련 규제 완화가 신중하게 전개해야 할 주요 정책수단의 하나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해당 정책이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확실히 회복시킬지는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그간 사용하지 않았던 얼마 남지 않은 정책수단이고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은 만큼 시장의 분위기 전환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정책의 실행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 부담은 얼마간 감내해야 할 과제다. 정책 실행 전 주택담보인정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 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총부채상환비율 완화는 서민·중산층 등에 유리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 완화는 고소득층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 소득계층별로 효과가 차별화된다는 점을 잘 살펴본 뒤 정책목표를 정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