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비상경영 BNK금융, 권력 집중이 화를 불렀다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이사회 89회, 반대 의견 1회.’ 시세조정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의 재직기간 이사회 결과다.

성 회장은 2012년 3월 부산은행장, 2013년 8월 BNK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해 지난해 말까지 각각 38회, 51회의 이사회를 거쳤다. 그간 반대 의견은 단 1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반대 의견도 성 회장이 부산은행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2년 5월 이사회 때 ‘성과보상 기준 개정’ 건이었다. 성 회장은 이후 4년7개월간 지주와 은행을 이끌면서 사외이사로부터 단 한 차례도 견제도 받지 않았다.

BNK금융이 회장 1인 중심체제로 운영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성 회장은 부산은행과 BNK금융지주 이사회 의장까지 겸임하며 BNK금융 내 권력의 정점에 위치했다. 금융권에서는 현직 금융지주 회장이 구속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데 대해 회장 한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된 지배구조가 근본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BNK금융 한 관계자는 “BNK금융지주와 부산은행에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데다 권력이 성 회장에게 집중돼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성 회장의 결정이나 지시를 견제하거나 비판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3월 윤인태 전 부산고등법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는데 사외이사의 주요 역할인 경영진 견제와 감독 기능보다 대관업무 목적에 치중된 인선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시 BNK금융이 엘시티 특혜대출과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외풍을 막아줄 수 있는 인사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BNK금융이 의혹으로 얼룩진 과거와 단절하고 새출발을 하려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약화하는 회장의 이사회 의장 겸임을 금하고 회장 등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번 위기가 BNK금융에 독립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체제가 확립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기자수첩]비상경영 BNK금융, 권력 집중이 화를 불렀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칼럼목록

데스크칼럼

사내칼럼

현장리포트

사외칼럼

SUCCESS

종료된칼럼

실시간 급상승

베스트클릭

MT리포트

이슈패키지

최신뉴스

오늘의 꿀팁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

스타뉴스

IZE

the300

유니콘팩토리

티타임즈

the L

스타일M

더리더

PADO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