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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순천향대 하키채 집단폭행…체대서는 왜?

체대생들, 하키채로 후배 40여명 폭행…"교육당국, 대학폭력 관리·감독 부족" 지적

MT only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입력 : 2017.09.11 05:00|조회 : 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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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MT단독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에 이어 대학에서 '집단 하키 채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체대생들이 후배에게 폭력을 가한 사건이 잇따르자 상아탑이라는 대학 역시 학교폭력에 예방·대응이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10일 충남 아산 순천향대학 학생 등에 따르면 이 학교 체대생들이 학과 후배들을 하키 채로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달 1일 오후 5시쯤 군대를 전역한 체대생의 비공식 모임인 '예비역모임' 소속 12학번 학생 6명은 같은 모임의 13학번 40여명을 하키 채로 때렸다.

이들은 전날 한 후배(13학번)가 술자리에서 실수했다는 이유로 학교 체육관에 해당 후배와 그 동기들을 불러모았다. 소위 '엎드려 뻗쳐' 자세(두 팔로 바닥을 지탱한 채 엎드리는 자세)를 시킨 뒤 1시간가량 하키 채로 허벅지를 세대씩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폭언과 욕설도 했다. 약 한 시간가량 이어진 폭행으로 피해 학생들은 허벅지가 멍이 들거나 붓는 등 타박상을 입었다.

사건 일주일 후인 이달 7일에도 단체 기합이 있었다. 12학번 학생 2명은 이날 오후 5시쯤 학과 후배 50여명을 학교 강의실로 불러 1시간 가량 이른 바 '원산폭격' 자세(두 손을 뒷짐 진 채 머리를 바닥에 박는 자세)를 강요했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그만하겠다는 일부 후배를 향해 "체대가 이것 밖에 안 되냐", "쪽팔린다" 등 강압적 발언을 하고 자세가 흐트러진 후배를 발로 수차례 차기도 했다. 이 밖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단체대화방 안에서 후배에 대한 폭언이 일상화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학생들에 따르면 평상시에도 체대 내에서는 인권 침해적인 환경이 존재했다. 예컨대 체대 1학년은 암묵적 규율에 따라 학교 안에서 걸어 다닐 때 스마트폰을 보거나 전화통화를 해서는 안 된다. 선배 앞에서 음주·흡연도 금지사항이다. 이 같은 규율을 어기면 단체기합과 폭행, 폭언이 상습적으로 벌어졌다.

이처럼 폭력이 일상화된 상황에도 학생들은 구제 요청을 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말한다. 이 대학 체대생 A씨는 "과거 학내 폭행과 기합에 시달리던 학생이 경찰에 신고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며 "학교도 이를 해결해줄 수 있을지 믿음이 안 간다"고 토로했다.

대학 측은 뒤늦게 실태 파악에 나섰다. 순천향대 관계자는 "최근 벌어진 폭행과 기합 사건을 알지 못했다"며 "가해 학생에게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학칙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해 학생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연락했으나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이 같은 체대 폭행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체육 관련 학과에서는 단체 훈련이 많은데다 비슷한 진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학내에 상명하복의 군대식 집단문화가 만연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23일 용인에 한 대학교에서도 무도 관련 학과 학생이 신입생을 상대로 먹던 얼음을 먹이고 알몸을 강요하는 등 가혹행위를 해 논란이 됐다. 지난달 24일 대구의 한 대학교 체육 관련 학과 학생 6명은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며 후배들을 파이프나 목검으로 폭행한 혐의(특수폭행)로 불구속 입건됐다.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체대에서는 훈련 때 통제가 쉽도록 윗사람이 강압적으로 아랫사람을 다뤄도 된다는 문화가 전통이란 이름으로 합리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학생들이 숨어서 범행을 저지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관리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대학 등이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데도 사고가 끊이지 않음에 따라 교육부의 관리·감독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가 대학 자율에 맡긴다며 대책 마련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비판이다.

교육부는 올해 2월에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성추행, 폭행 등 학생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각 대학에 요청했지만 관련 전수 점검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각 대학이 학생지도와 교육 등으로 학교폭력 예방에 대한 책무를 가진다"며 "이후 사태가 커지면 교육부가 학교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하고 조치를 취한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9월 10일 (18:01)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보라
이보라 purple@mt.co.kr

사회부 사건팀 이보라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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