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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재건축 금품살포, 14년간 눈감은 전국 지자체

법시행 이후 지자체 고발실적, 서울 25개구·광역시 산하 등 모두 '0건'으로 확인

MT only 머니투데이 김민중 기자 |입력 : 2017.12.11 06:01|조회 : 7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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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MT단독재건축(재개발 포함) 시공권을 따려는 대형건설사들의 금품 살포 관행에 대해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련 법 시행 이후 14년 동안 단 한 번도 고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장을 관리 감독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공연한 불법을 사실상 '나 몰라라' 방치했다는 의미다. 지자체장 등이 선거철 표를 의식해 돈 잔치를 눈감아주거나 적극적 단속에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재건축 비리가 불거질 때마다 중앙 정부가 대책 마련을 외치지만 실제 개선되지 않는 이유도 이 같은 지자체의 방관자적 태도에 있다는 지적이다.

◇보란 듯이 금품 뿌리는데…서울 등 주요 지자체 고발실적 '0건'

머니투데이가 정보공개청구 등으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도시정비법이 시행된 2003년 7월부터 2017년 10월 현재까지 관련 비리에 대한 서울 25개 구의 고발실적은 전부 0건이다. 재건축 사업에서는 인허가권을 가진 기초자치단체들이 위법사실을 고발하는 주체다.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주요 광역시도 산하 기초자치단체들의 고발실적이 전부 0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정확한 통계를 집계할 수 없지만 0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인천은 부평구가 올해 8월 도시정비법 위반 혐의로 대형건설사 A사(2017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10위 이내)를 경찰에 고발한 사례 단 1건만 있다. 재건축 사업장이 드문 기타 지자체들의 실적도 마찬가지로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행 도시정비법 제11조와 제84조의2에 따르면 재건축 사업에서 시공자의 선정과 관련해 금품, 향응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또 건설산업기본법 제38조의2와 제95조의2에 의하면 건설공사의 시공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일부 지자체가 "비리가 은밀히 이뤄지는 탓에 사실관계를 파악해 고발하기 어렵다"고 항변하지만 변명일 뿐이라는 게 건설업계와 관계당국의 공통된 판단이다. 대형건설사의 금품 살포 비리는 공공연히 이어져 온 관행이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문제점을 인정하며 지자체에 각성을 촉구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가 아무리 개선안을 만들어도 중요한 건 1차 감독권자인 지자체들이 그 안대로 실천하는 것"이라며 "지자체들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윤 저스티스파트너스(재건축 컨설팅 업체) 대표는 "국토부는 언론 보도 등이 있을 때마다 비교적 잽싸게 대책을 내놓는 편이지만 이를 실천하는 지자체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매번 대책이 대책으로만 끝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자체의 관리 감독을 강제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고발 못하는 지자체, 선거 표 의식? 내년도 지방선거 있는데…

선거를 의식하는 지자체들의 특성상 고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강남권의 모 구청 관계자는 "고발하면 금품을 뿌리는 대형건설사뿐만 아니라 금품을 받는 조합원들(유권자들)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지자체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지방선거가 예정돼 현재 재건축 비리 척결 움직임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자체는 대기업인 대형건설사들의 압력에 취약하다는 비판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자체와 대형건설사가 유착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도시개혁센터 국장은 "근본적으로 지자체들 사이에는 재건축 사업에 대해 '주민들이 알아서 하는 사업'이란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다"며 "공적인 성격이 강한 만큼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토부는 비리대책을 대거 발표하고 수사당국도 대대적으로 비리 척결에 나섰다. 경찰이 특별 수사에 들어가고 검찰이 건설 중점수사청(서울북부지검)을 지정해 집중 수사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일선에 있는 지자체들이 계속해서 방관자의 모습을 보인다면 이번에도 '비리 근절' 구호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경고다.

주요 기초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관련 비리를 고발한 인천 부평구 관계자는 "2년 전 A사가 조합원들에게 각티슈를 나눠준 적 있는데 소소해 보이지만 경각심을 주는 차원에서 민원 내용을 토대로 올해 8월 고발했다"며 "앞으로 금품제공 사례를 적발하는 대로 적극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중
김민중 minjoong@mt.co.kr

산업2부 식음료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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