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팀장은 연봉 인상해주면서…"난 여자라서 안된다?"

"이런 말씀을 드려서 죄송하지만, 이번에는 작년 실적과 이번 반기 실적을 감안 해서 제 연봉을 조금 올려 주시면 안될까요?"


작년에 이어, 금년 상반기 최고의 실적을 거둔 금융기관의 여자 팀장이 연봉 재계약을 하면서 본부장에게 연봉인상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본부장은 난색을 표하면서, "정팀장, 정팀장의 성과는 잘 알겠는데 요즘 회사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으니까 다음에 고려해줄게."라고 연봉인상을 거절하였다.

정팀장은 지난번 자기보다 실적이 좋지 않았던 남자팀장은 연봉인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터라, 누구보다 열심히 해서 최고의 실적을 냈지만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회사에 대해 강한 회의감을 생겼다. 그렇지만 남자팀장과는 달리 회사 사정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본부장 앞에서 더 이상 자신의 연봉인상을 강하게 주장할 수는 없었다.

남자와 여자는 협상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협상의 관계적인 측면을 다르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어느 연구에서, 남녀 그룹에게 협상이 포커게임, 댄스, 투우, 테니스 경기 중 어떤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남자들은 대부분 '포커게임'과 비슷하다고 답변한 반면에 여자들은 '댄스'와 비슷하다고 대답한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는 남자들은 협상을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는 제로섬(Zero-Sum)게임으로 인식하여,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여자들은 협상을 승자와 패자가 있는 활동이라기보다 협동 작업으로 여긴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연구에 의하면, 협상에서 여자들이 남자처럼 행동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들이 남자처럼 포커게임을 잘 해낼 수 없을 거라는 뜻은 아니다. 협상에서 더 큰 보상이나 더 많은 자원을 요구할 때 여자들은 거기에 개인적인 감정을 연결시키는 경향이 있어서 불만이 있거나 화가 났다는 인상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자들은 협상할 때 '느낌'에 대해 말하거나 사과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말씀을 드려 죄송하지만......" "그 정도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해온 일들을 생각해보세요." 등의 말로 신뢰도와 주장의 무게감을 떨어뜨린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은 여자들의 주장이나 건의에 대해 쉽게 거절하거나, 아주 심각하게 받아드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여자들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협상할 때는 이 모든 게 달라진다.
부서를 위해서든, 팀을 위해서든, 혹은 대의를 위해서든, 타인을 위해 협상할 때는 여자들의 자신감과 성과는 남자들 이상으로 높아 진다. 자신을 저평가하고 관계를 지나치게 중요시하는 탓에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벌어 질 수도 있지만 말이다.

성별이해지능(Gender Intelligence)이 있는 여성이라면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뛰어난 협상가로 움직이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자신과 회사에 모두 득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협상에 임하여 좀 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이룬 성취와 업적뿐 아니라, 조직에 대한 자신의 미래 가치를 확실하게 제시함으로써 더 많은 자원을 받아 내거나 더 큰 보상을 받아야 할 이유들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방식으로 특히 미래 가치와 성과에 집중한다면, 상대방과의 협상에서 지금보다는 쉽게 이해와 동조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