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로 변신한 평범한 아줌마의 용기

‘글쓰기’에 대한 질문이 종종 온다. 특히 아줌마나 예비 퇴직자들의 질문이 잦다.

답은 매번 같다.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자. 가장 자신 있는 주제를 정해 일단 시작하자. 짧게 보지 말고 길게 보되 쉬거나 멈추지 말자. 길이 안 보이더라도 쉼 없이 걷다 보면 끝내는 세상이 당신을 위해 만들어 놓은 길을 만나게 될 것이다.”


‘돌직구 아줌마의 공감수다, 따져봅시다’라는 책을 낸 저자 김선아 씨는 평범한 아줌마다. ‘인생의 웬수’인 남편, 아들 둘의 교육, 시댁과 친정이라는 ‘그라운드’에서 맹렬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는 전업주부다.

다만,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글 좀 쓴다는 말을 들었고, 결혼하기 전 화려한 싱글의 아가씨였을 때는 드라마 대본 작가에 도전하기도 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가정’에 묻혀버린 자신의 삶이 좀 억울한 터였다.

이 책의 가치는 평범한 주부이자 아줌마로서 지금껏 떨어왔던 ‘수다’를 글로 정리했다는 데 있다. 마음만 먹고, 용기만 내면 누구나 ‘저자’가 돼 자신의 새로운 존재가치를 확인할 수 있음을 실례로 보여줬다.


당연히 심오하거나 철학적이거나 사색적이지 않다. 그저 찧고 까부는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수다 그대로다. 이 아줌마의 첫 마디는 아줌마들을 우습게 아는 아가씨들에 대해 “까불지 마라, 너희들도 곧 나처럼 된다!”라는 일성에서 시작한다.

결혼은 과연 미친 짓인지 아닌지 아줌마가 결론을 내준다. 아줌마의 정체성과 처세술이 논의된다. 가령 야무진 아줌마라며 시집간 딸에게 없는 솜씨로 김치 담아 보내다 몸살 앓는 대신 “얘, 내가 먹어보니 홈쇼핑 김치도 맛있더라. 거기서 사 먹어”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아이들에게 현명한 엄마 되기, 남편과 섹스 잘하기, ‘시월드’에서 잘 사는 법, 그리고 애오라지 아줌마 자기만을 위해 유쾌한 반란을 일으켰던 일들.

화장기 없는 아줌마가 민낯으로 던지는 ‘돌직구’ 덕분에 어떤 아줌마의 남편인 필자도 ‘아내님’에 대한 몇 가지 교훈을 금방 얻었다.

◇돌직구 아줌마의 공감수다, 따져봅시다=김선아 지음. 모아북스 펴냄. 224 쪽. 1만 2천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