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엘라의 초콜릿 박스]다수가 아니면 비정상취급받는 사회

긴코원숭이. 나는 이 호칭을 들을 때 마다 긴코원숭이는 이 호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해진다. 만약 이 세상에 코가 짧은 원숭이에 비해 코가 긴 원숭이들이 더 많았다면 긴코원숭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을까? 아마 그랬다면 지금의 보통 원숭이들은 원숭이라는 호칭 대신 짧은코원숭이로 불렸을 지도 모른다.


세상의 기준은 이처럼 다수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다수에게 익숙한 것, 다수가 인정하는 것, 그리고 다수가 옳다라고 하는 것.

파란 눈을 가진 한국 어린이가 자신들과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배척을 당하고, 신체적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상인이 아닌 장애인으로 분리되며, 동성애자들이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이유 등은 긴코원숭이에게 ‘긴 코’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와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소위 ‘정상’이라는 기준이 다수에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다수’가 ‘소수’를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규정짓는데 있어 보인다.

얼마 전 TV를 통해 소개된 머리색이 노랗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아야만 했던 사연만 보아도 우리사회가 ‘소수’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차가운지를 느낄 수 있다. 최근 부부의 날(5월 21일)에 동성애 커플이 서로의 사랑을 고백하는 온라인 기사를 봤다. 그 밑에 달린 댓글들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수준의 것이었다. 댓글에 달린 댓글들. 다르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고 배척하는 모습을 당연하다는 듯 바라보는 시선에 두려움마저 느껴졌다.

우리는 다수가 믿는 것을 믿곤 한다. 백지에서 시작해 자신의 생각을 따라 신념이 생기는 것보단 기존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옳고 그름의 잣대가 형성된다. 엄마가 하라는 것, 선생님이 시키는 것, 사회가 요구하는 것, 성공이라는 잣대와 기준, 부와 명예, 권력과 기득권 등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살아간다. 하지만, 정작 ‘소수’의 ‘다름’을 인정하는 법을 배울 기회는 많지 않아 보인다. 배운 적이 없으니 인정할 수 없는 법일 게다.


진정코 긴코원숭이는 ‘틀린 원숭이’가 아니라 ‘다른 원숭이’다.

젊은이를 타락으로 이끄는 확실한 방법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 대신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이를 존경하도록 지시하는 것이다. ?니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