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유학자들, 해녀의 '노출'에 깜짝 놀란 사연은

김형선 작가가 촬영한 '제주 도두동 김절자 해녀'. /사진제공=문화재청

"제주도에 유배 온 유학자들의 눈에는 팔다리를 드러내고 물질을 하는 해녀가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최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우리나라 문화재 가운데 19번째로 등재돼 전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 준 제주해녀문화. 제주해녀문화는 지금은 제주도에서만 유지되는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 역사가 깊다.


일제강점기에 발간된 신문과 잡지에서는 해녀가 뛰어난 잠수기술과 강인함을 지녀 부산, 울산을 넘어 일본, 중국, 러시아까지 진출하면서 '조선의 중대한 산업 현상'으로 주목받았다는 사실이 서술돼있기도 하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전북 전주시의 본원 누리마루 2층 기획전시실에서 6일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제주해녀문화' 특별전을 열어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제주해녀문화를 조명한다.

전시는 △제주해녀의 역사 △제주해녀의 물옷과 물질도구 △뭍의 일과 살림 △제주 해녀의 신앙 △예술로 화한 해녀의 삶 △해녀 공동체 △출가해녀와 해녀노래 등의 주제로 100여 점에 이르는 유물, 미술작품, 영상, 체험품 등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흥구 작가가 촬영한 '우도 서천진동'. /사진제공=문화재청

안도인 해녀의 고무옷과 물질도구. /사진제공=문화재청

이번 특별전은 등재 직후 이뤄지는 최초의 기념 행사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제주해녀문화를 종합적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제주도 해녀박물관에서 전주로 유물 등 소장품을 보내, 뭍에서도 해녀의 물질을 위한 의복과 도구 등을 통해 해녀의 삶과 일상을 소개할 수 있게 됐다.

제주해녀문화의 역사는 제주 해녀에 대해 기록하고 있는 조선시대 고서적과 근대에 발간된 신문, 잡지 등의 아카이브 전시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유배로 제주도에 온 유학자들에게 팔다리를 드러내고 물질을 하는 해녀가 놀라움으로 다가왔다는 기록이 있다.

해녀의 일상은 제주 해녀들이 물질할 때 전통적으로 입던 속옷에서 발전한 '소중이'의 다양한 모습, 1970년대 이후부터 입기 시작한 고무옷 등을 통해 물옷의 역사와 변천과정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테왁망사리와 빗창 등 도구들도 만나볼 수 있다.

제주해녀문화가 가진 예술적 가치를 알아본 예술가들의 영감이 담긴 작품들도 소개된다. 시, 소설, 회화, 사진 등 순수예술 분야부터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대중문화 영역으로까지 확대된 해녀를 다룬 콘텐츠를 선보인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체험공간도 마련돼 아이들이 즐길 거리가 많다"며 "제주해녀를 소재로 한 '인어공주' '계춘할망' '물숨' 등 영화와 다큐멘터리 상영도 무료로 진행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