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온다는 말을 듣고 아이들은 저마다 선물을 준비하며 기다린다. 가난한 집 아이도 예수에게 무엇을 드리고 싶은데 사정이 여의치 않다. 언제 오실 것인가. 아이들은 각자 선물을 준비하고 예수를 기다린다. 그런 아이들 앞에 거지가 나타난다. 아이들은 수염에 팔뚝 같은 고드름이 달렸다고 거지를 놀린다. 가난한 집 아이는 그 거지를 측은하게 여기고 꽁보리밥을 거지에게 준다. 그런데 이것이 웬일인가. 그가 바로 예수가 아닌가. 이상이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사과와 빵을 준다고 해서 교회에 가서 출연했던 노래극의 대강의 줄거리다. 노래극의 주제는 ‘너희들 중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자에게 잘하는 것이 나(예수)에게 해주는 것이다’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그때의 이야기와 멜로디는 여전히 나에게 있고, 그 이야기 속의 꽁보리밥도 여전히 나에게 있다. 가장 고귀한 것은 가장 미천한 것에 있다는 그날의 가르침도. 찢어진 문풍지 구멍으로 황소 같은 바람이 드나들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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