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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로서 꽃보고 작품에 취하고…현대미술 나들이

갤러리현대·아트선재센터·갤러리 아라리오 서울…한국·영국·네덜란드 대표 현대 작가 개인전

액자세상 렌즈세상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입력 : 2017.04.0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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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라이언 갠더의 작품엔 어린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 담겼다. 시트를 뒤집어쓰고  하던 귀신놀이에서 영감을 받은 조각 'I is xii' /사진제공=갤러리 현대
영국 작가 라이언 갠더의 작품엔 어린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 담겼다. 시트를 뒤집어쓰고 하던 귀신놀이에서 영감을 받은 조각 'I is xii' /사진제공=갤러리 현대

경복궁 옆 삼청로, 한복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는 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면 오가는 발길을 붙잡는 건 길을 따라 늘어선 갤러리들이다. 삼청로 인근의 갤러리들은 이번 봄, 주목받는 현대미술작가들의 전시를 선보인다.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에게서 영감을 받는 영국의 개념미술 작가 라이언 갠더, '코스미즘'이란 흥미로운 주제를 탐구한 네덜란드 작가 멜빈 모티는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작가 이진주는 '기억과 망각'을 주제로 6년 만에 개인전을 개최한다. 국내외 현대미술의 흐름을 가늠해보고 싶다면, 삼청로로 미술나들이를 나서는 것은 어떨까.

◇갤러리 현대…'라이언 갠더-소프트 모더니즘'

먹다가 떨어트린 채 그대로 굳어버린 듯한 아이스크림 모양의 청동 조각, 의자 위에 하얀 시트를 덮고 귀신놀이를 하는 듯한 대리석 조각…어린 시절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조각으로 제작, 영원한 존재로 만드는 작가 라이언 갠더의 작품이다.

삼청로 초입에 위치한 갤러리 현대는 영국의 대표적인 현대 개념미술 작가로 설치, 미디어, 회화, 조각, 사진, 텍스트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갠더의 전시를 선보인다. 그의 작품 속에는 어린 시절이 투영돼 있다. 두 딸과 자주 협업을 하는 그에게 모든 어린아이는 곧 예술가와 같다.

총 30여 점을 전시한 이번 전시에서는 현대인들의 '셀피'문화, SNS에서 '좋아요'를 갈망하는 현상 등 나르시시즘에 빠진 일상에 주목한 설치작품, 모더니즘 사조를 재치있게 재해석한 작품 등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5월 7일까지.

6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이진주 작가의 작품 '얇은 찬양' /사진제공=갤러리 아라리오 서울
6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이진주 작가의 작품 '얇은 찬양' /사진제공=갤러리 아라리오 서울

◇갤러리 아라리오 서울…'이진주-불분명한 대답'

삼청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거대한 돼지가 그려진 그림이 있는 갤러리 아라리오 서울을 마주친다. 갤러리 아라리오는 '기억과 망각'을 주제로 다뤄온 작가 이진주의 개인전을 연다. 작가는 삶의 순간순간 파편처럼 박혀있는 기억을 떠올려 캔버스에 담아낸다. 그 기억은 아름다움이나 기쁨일 수도 있고 잔혹함이 남은 상처나 트라우마를 발견할 때도 있다. 그는 일상 속에서 무심하게 툭툭 떠오르는 형상들을 예민한 촉각을 곤두세워 재해석한 뒤 캔버스에 담는다.

작가의 캔버스에 담긴 풍경은 기이하면서도 아름답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성들이 불안한 듯 캔버스 표면을 표류하거나 다양한 오브제들이 거칠게 뒤엉켜있다.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느낌도 준다. 오랫동안 '기억'에 대한 통찰을 시각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고민해 온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감춰진 내면들끼리의 불완전한 대화"라고 표현했다. 그의 표현답게 작품 속 존재들은 불확실성과 불완전함이 극대화 돼 있다. 전시는 5월 7일까지.

'코스미즘'을 탐구한 네덜란드 작가 멜빈 모티의 '클러스터 일루전' 연작. 일본 기모노 염색 장인과 협업했다. /사진제공=아트선재센터
'코스미즘'을 탐구한 네덜란드 작가 멜빈 모티의 '클러스터 일루전' 연작. 일본 기모노 염색 장인과 협업했다. /사진제공=아트선재센터


◇아트선재센터…'멜빈 모티-코스미즘'

멜빈 모티의 '코스미즘'전은 올해 첫번재 아트선재프로젝트로 기후 변화와 국제적인 갈등의 상호 관련성을 다루는 필름 '코스미즘'(28분)과 6점의 실크 연작 '클러스터 일루전', 작가가 펴낸 아티스트북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20세기 초반 초자연적인 이론을 우주 과학과 결합한 러시아 사상가들 '코스미스트'의 개념에서 출발한다. 이들은 태양의 표면 폭발이나 흑점 등의 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지구에서 전쟁, 혁명, 전염병, 자연재해 등이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필름 '코스미즘'은 9·11 사태와 이라크 전쟁에서 나타난 흔적이 태양의 자취와 연관돼 있다는 점을 활용해 역사 속의 폭력적인 사건들을 우리가 어떻게 인지하는지 탐구한다.

실크 연작 '클러스터 일루전'은 도쿄에서 활동하는 기모노 염색장인과 협업한 작품이다. 구름 사이를 뚫고 비치는 태양빛을 묘사하는 작품은 언뜻 사진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정밀한 일본문양으로 구성돼있다. 염색 역시 기모노 염색과 동일한 방법을 사용했다. 전시장 초입에선 그가 현재 진행 중인 작업 '이끼정원에 관한 연구'도 만날 수 있다. 아트선재센터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이 작업은 DMZ땅굴 안에서 채종한 이끼를 재배해 땅굴 밖에 설치함으로써 땅굴 안과 밖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연결한다. 전시는 5월 2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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