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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가 된 갤러리, 갤러리가 된 카페…청춘을 담다

서울미술관 '카페 소사이어티'전…부암동 카페와 협력해 바리스타 강의 등 열기도

액자세상 렌즈세상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입력 : 2017.04.0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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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 '카페소사이어티'전 전경. /사진제공=카페소사이어티
서울미술관 '카페소사이어티'전 전경. /사진제공=카페소사이어티

17세기 유럽에서 발달한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었다. 사람을 만나는 사교의 장인 동시에 시인, 화가, 소설가 등이 작품을 만들고 예술적인 영감을 주고받은 곳이었다. 한정된 공간에서만 그림을 보여줄 수 있었던 화가들에겐 사람에게 보다 가깝게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현대 한국 사회에서도 카페는 다양한 기능을 한다. 누군가에겐 도서관이자 사무실이고 사람을 만나는 사랑방이자 미술관이 되기도 한다. 또 지친 청춘들이 '작은 사치'를 부리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만의 도피처'기도 하다. 서울미술관의 개관 5주년 기념 기획전 '카페 소사이어티'는 일상의 문화 향유 공간인 카페를 미술관 안으로 끌어들인다.

지난 7일 서울미술관 '카페소사이어티'전에는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혹은 홀로 차분히 전시를 관람하는 젊은 관람객이 가득했다. 이들은 커피잔들이 놓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사진을 찍기도 하고 '해시태그'가 적힌 작품 앞에서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번 전시의 공간 구성은 카페에서 모티프를 따와 미술관 특유의 엄숙함보단 자유로움이 가득하다. 각기 다른 테마로 구성된 전시실은 각각 독립적인 전시로 느껴질 정도로 개성이 강하다. 색색의 벽지와 쉴 수 있는 소파, 화려한 조명 등으로 꾸민 전시 공간은 카페에서 잠시 쉬어가며 그림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시는 1950년대 다방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온 '낭만다방'에서 시작해 '스윗블라썸', '콜드브루', '다크로스팅', '카페소사이어티' 공간으로 이어진다. 서울미술관 측은 "(이전부터) 카페에 전시된 작품들은 제도권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상상력을 지닌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아왔다"며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작가 30여 명의 작품을 통해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진짜 이야기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낭만다방'에선 유영국, 박수근, 도상봉, 이중섭, 천경자 등 1950년대 젊은 청춘이었던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서민의 애환을 담아낸 박수근의 '여인과 소녀들', 이중섭의 은지화, 해외여행을 담은 천경자의 채색화 등을 만난다.

분홍색 줄무늬 벽지로 덮인 '스윗블라썸'에선 행복하고 달콤하게만 보이는 청춘 이면에 어떤 고민과 꿈이 녹아있는지 담은 젊은 작가들의 시선을 보여준다. '스노우캣'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권윤주는 카페에서 마시고 남은 종이컵을 활용해 다양한 드로잉을 선보인다. 사회 앞에서 작아지는 청춘의 모습을 담은 작가 솔채, 일상적인 소재를 활용해 '탈출'등을 묘사한 마츠에다 유키, 흑연과 연필을 이용해 도시의 풍경을 몽환적으로 표현한 이혜선 작가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커피 내리는 방식을 그대로 차용한 '콜드브루' 공간에는 차갑고 개인주의적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의 이면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주목한다. 과감한 선과 면, 색의 처리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나누는 박상희 작가의 작품은 도시인들의 그리움과 젊은이들의 불안감을 담아냈다.

반려견 '부르마'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다니엘 데 로스 무로스, 전자책 기기 '킨들'을 통해 디지털 세대의 모습을 담은 사이먼 워드, '구름'과 '고래'를 소재로 여행을 새롭게 정의한 이태강의 작품을 선보인다.

'다크로스팅' 공간은 지치고 힘든 청춘의 모습과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자연환경 앞에서 인간은 작고 약한 존재임을 담은 이경하 작가, 무기력하고 상처받은 영혼을 그대로 화폭에 담아낸 림배지희 작가, '월든'에서 영향을 받아 외부와 단절된 시간을 담아낸 류성훈 작가의 작품을 만난다.

'카페소사이어티' 공간에선 서울 시내 갤러리형 카페를 인포그래픽 형태로 소개한다. /사진제공=서울미술관
'카페소사이어티' 공간에선 서울 시내 갤러리형 카페를 인포그래픽 형태로 소개한다. /사진제공=서울미술관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공간인 '카페 소사이어티'다. 서울미술관은 서울 시내 곳곳의 갤러리형 카페 35곳을 선정, 소개한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는 카페 운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인포그래픽으로 재구성했다.

안진우 서울미술관 큐레이터는 "전시 기간 부암동 인근의 카페들과 함께 협력해 커피 음료나 미술 전시 관람 할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부암동을 중심으로 하나의 '카페 소사이어티'를 만드는 것이 이번 전시의 또 다른 목표다. 5월에는 부암동의 '제비꽃 다방'과 함께하는 '소소한 콘서트' 등이 진행된다.

전시 공간 한쪽에는 음악을 감상하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암실'처럼 꾸며진 공간은 '지친 삶의 위로가 되는 노래', '당신이 한 번도 안 들어봤을 노래' 등 테마별로 선정한 음악과 뮤직비디오가 흐른다. 관람객들은 잠시 대화를 멈추거나 눈을 감고 오롯이 귀에만 집중한다.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다.

2년여에 걸친 기획 끝에 탄생한 이번 전시는 치열한 경쟁사회에 지친 청춘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과 같은 위로를 전한다. 전시 기간 비정기적으로 참여 작가와 부암동 내 카페 운영자 및 바리스타들의 강의, 음악감상실 참여 아티스트의 공연과 큐레이터 토크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전시는 6월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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