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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손인데 고향집 대신 무대 선지 10년"…'광대'의 추석

국립국악원 공연 '꼭두' 출연 무용단 박상주.이하경씨 "관객의 즐거움이 제 원동력"

무대안팎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입력 : 2017.10.02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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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꼭두'에서 광대꼭두 역할을 맡은 국립국악원 무용단원 이하경씨(왼쪽)와 무사꼭두 역할을 맡은 박상주씨.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공연 '꼭두'에서 광대꼭두 역할을 맡은 국립국악원 무용단원 이하경씨(왼쪽)와 무사꼭두 역할을 맡은 박상주씨. /사진제공=국립국악원
“저는 집에서 장손이거든요. 제사도 지내야 하는데 명절 아침이면 급하게 인사만 드리고 나와야 하니까 너무 죄송하죠. 가족들도 많이 서운해 하시는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이해해주세요.”

무용을 시작한 지 20년, 국립국악원 무용단에 입단한 지는 올해로 11년이 된 무용수 박상주씨는 명절마다 고향 집 대신 공연장으로 향한다. 지난 11년간 설, 추석, 연말 연휴 때마다 한두 회를 제외하고는 매번 무대에 올랐다. 모두가 쉴 때 무대에 설 일이 더 많은 직업 특성상 숙명으로 받아들인 지 오래다.

“추석인데 가족들과 같이 못 지내니 너무 서운하고 죄송스럽죠. 하지만 공연 찾아주신 관객분들 보면 더 즐겁게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상주씨는 이런 풍경이 비단 본인의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했다. 함께 무대를 만드는 배우들과 감독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가 같은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연휴에 그가 오르는 공연 ‘꼭두’는 국립국악원 역사상 최장기간 열리는 대규모 공연이어서 더욱 그렇다. 지난 6월 오디션을 치른 뒤 지금까지 4달 남짓한 기간을 밤낮, 주말 없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잠도 포기하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힘들지만 공연을 보고 감동하는 관객의 존재는 그를 움직이는 힘이다.

“얼마 전 어떤 분이 찾아와서 제 공연을 보고 꿈을 키웠다고 말하더라고요. 비록 다른 사람들이 쉴 때 일하느라 포기해야 할 것도 많고 힘들지만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게 제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공연 ‘꼭두’는 영화 ‘가족의 탄생’ '만추'의 김태용 감독이 연출을 맡아 영화와 국악을 접목했다. 저승으로 가는 망자들을 인도하고 위로하는 ‘꼭두’라는 존재를 매개로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나간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저승으로 가는 사람들을 안내하며 나쁜 기운과 세력을 물리치는 무사꼭두 역할을 맡았다.

무대예술과 영화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형식 때문에 상주씨 본인도 배우는 것이 많다고 했다. 무용수이기에 몸동작만으로 감정과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 익숙한 그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배우로 무대에 선다. '언어'라는 표현법이 더해진 것이 아직 낯설고 어렵지만 그에게는 신선한 도전이다. 배우들과 함께하며 새로운 시각을 배우고 접근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재미가 크다고 했다.

같은 무대에서 또 다른 꼭두 역할을 맡은 무용수 이하경씨는 국립국악원 무용단에 입단한 지 7년째다. 그녀도 매년 관객들과 연휴를 보내고 있다.

“‘꼭두’가 그렇듯이 저희 일은 광대라는 직업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가족과 따뜻하게 있을 때 저흰 가족과 떨어져 그분들께 즐거움을 드리죠. 하지만 추석에 공연을 찾는 분들은 가족들과 즐기러 오시는 것이라서 더 마음이 열려있고 따뜻한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더 보람되죠.”

하경씨가 맡은 광대꼭두는 망자에게 웃음을 주는 발랄한 역할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을 위로하고 한을 풀어주는 순간에는 극한의 슬픔도 표현해야 한다.

“한 작품 안에서 양극단의 캐릭터를 연기하니까 힘들기도 해요. 하지만 광대라는 존재 자체가 슬픔과 즐거움을 모두 응축한 캐릭터잖아요. 외로울 수도 있지만 즐거움도 같이 갖고 있죠. 그런 캐릭터를 표현할 기회가 있다는 건 예인으로서 매우 뜻깊어요.”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해야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공연과 무대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하며 반짝이던 두 눈, 입가에 떠나지 않던 미소는 두 사람이 그려내는 무대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오는 10월4일 개막해 22일까지 총 20회에 걸쳐 진행되는 '꼭두'는 국립국악원이 전통 공연 대표 레퍼토리를 확장하고자 기획한 공연으로 국악의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롭고 재미있는 공연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기획됐다. /사진제공=뉴시스<br />
오는 10월4일 개막해 22일까지 총 20회에 걸쳐 진행되는 '꼭두'는 국립국악원이 전통 공연 대표 레퍼토리를 확장하고자 기획한 공연으로 국악의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롭고 재미있는 공연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기획됐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립국악원에서 추석 당일인 10월 4일부터 22일까지 선보이는 ‘꼭두’에는 영화 '부산행'과 '군함도'에 출연했던 배우 김수안도 출연한다. 공연은 어린 남매가 할머니의 꽃신을 찾아다니다 사고를 당한 후, 저승 세계에서 꼭두를 만나 함께 꽃신을 찾으러 다니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현실 세계 남매의 삶은 스크린 속 영화로, 환상적 저승 세계는 무대 위 국악 공연으로 꾸며진다. ‘꼭두’는 추석 연휴기간인 10월 8일까지 관람료 전석을 50% 할인해 가족공연을 찾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특히 추석 당일과 이튿날에는 국립국악원 야외마당에서 윷놀이, 투호던지기, 제기차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 체험을 운영해 명절 분위기를 한껏 높일 예정이며, 추석 당일에는 관람객 전원에게 떡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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