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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이야” 팬 문자에 “걱정마. 화이팅!” 엑소가 실시간 답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SM엔터테인먼트와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 프로젝트 발표…인공지능, 까다로운 ‘음악’에 도전

m-뮤직Q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입력 : 2017.11.0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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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셀렙봇'을 통해 소녀시대 써니와 문자로 실시간 대화하는 장면. 1일 서울 홍릉 콘텐츠시연장에서 열린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에는 팬과 아티스트의 실시간 문자를 가능케하는 스캐터랩 팀의 인공지능 시연이 펼쳐졌다.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br />
인공지능 '셀렙봇'을 통해 소녀시대 써니와 문자로 실시간 대화하는 장면. 1일 서울 홍릉 콘텐츠시연장에서 열린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에는 팬과 아티스트의 실시간 문자를 가능케하는 스캐터랩 팀의 인공지능 시연이 펼쳐졌다.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1. 고등학생 희수(가명)가 엑소의 찬열에게 문자를 보낸다. ‘나 오늘 지각할 것 같아.’ 찬열의 대답은 ‘걱정마, 일찍 갈 수 있을 거야. 화이팅.’ 이모티콘까지 곁들인 톱스타 문자에 희수는 들뜬 마음으로 등교한다. 톱스타를 향한 팬심은 이제 가슴앓이로 끝나지 않는다. 원할 땐 언제나 톱스타와 대화할 수 있다.(스캐터랩 팀이 만든 인공지능 ‘셀렙봇’)

#2. 비보이가 춤출 때 동작만으로 맞춤 음악을 서비스할 수 있을까. 서울대 의대생이자 AI(인공지능) 연구자이자 비보이인 김세옥씨가 4, 5년간 꾸준히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춤과 인공지능의 음악이 절묘하게 결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는 비보잉 할 때 꺾는 관절의 각도를 계산했고, 그 동작은 음악의 음파처럼 데이터로 기록됐다. 복잡하고 격렬한 동작에 반응하지 않을 땐 의대생의 해부학적 지식까지 동원했다. 실제 그의 비보잉이 느린 호흡으로 움직일 때, 인공지능이 구현한 음악의 리듬은 느리게 움직였고, 격렬한 움직임이 시작될 땐 16비트 빠르기로 쿵쾅거렸다.

알파고가 바둑 명인을 꺾으면서 충격을 안겨줄 때도, 예술은 인공지능이 침범하기 어려운 마지막 보루로 여겼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딥러닝(인공 신경망을 기반으로 한 기계 학습 기술)과 데이터마이닝(데이터 가운데 숨겨져 있는 유용한 상관관계를 발견해 미래에 실행 가능한 정보를 추출하는 과정)을 통한 인공지능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불가침 영역’인 예술이 큰 도전장을 받고 있다.

작사와 작곡이 가능한 인공지능은 아티스트가 창작에 동력을 잃을 때, 기본 아이템을 제공한다. 스크린에 적힌 내용은 인공지능이 지은 가사다.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br />
작사와 작곡이 가능한 인공지능은 아티스트가 창작에 동력을 잃을 때, 기본 아이템을 제공한다. 스크린에 적힌 내용은 인공지능이 지은 가사다.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1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서울 홍릉 콘텐츠시연장에서 열린 융합 콘텐츠 프로젝트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 쇼케이스 현장은 혀를 내두를 인공지능 기술들이 즐비했다. 음악과 관련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시연된 셈이다. 아직은 ‘겁먹을’ 정도의 충격적 기술은 아니지만, 몇 년 안에 기존 음악 신의 판세를 변화시킬 중요한 시작점으로 여겨질 법했다.

혼자 힘으로 멋스러운 뮤직비디오 감독이 될 수도 있고, 음악을 듣고 느낀 감정을 인공지능에 전달하면 꽤 감동적인 시적 가사를 만날 수도 있다. 이날 시연은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이 아닌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알아서 음악을 선곡하고 배경 효과를 주는 인공지능 앱을 선보인 버즈뮤직의 이정석 대표는 “예술가들은 이제 기존의 기술이나 도구로 볼 수 없었던 상상의 세계를 인공지능을 통해 보길 바란다”면서 “이를 통해 창작 세계로서의 확장된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1101101 1과 0사이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를 주제로 열린 이번 쇼케이스에선 지난 8월 말부터 10주간 SM엔터테인먼트와 공동으로 진행한 6개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인공지능 개발자와 작곡가가 공동으로 음악을 작곡하는 ‘몽상지능’ △인공지능 개발자와 사운드 아티스트가 협업으로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플레이 위드 에러’ △영상에 맞춰 실시간으로 인공지능과 아티스트가 디제잉하는 ‘AI, 당신의 순간에 감성을 입히다’ △공간에 맞춤형 음악생성 프로젝트 ‘애트모:공간생성음악’ △팬과 아티스트가 일대일 일상 대화를 나누는 ‘셀렙봇’ △비보이 안무에 맞춰 AI가 음악을 만드는 ‘BBOY X AI’가 그것이다.

인간의 관절 각도를 계산해 이에 맞는 선율과 리듬을 만드는 인공지능. 비보이의 안무 강도에 맞춘 음악을 인공지능이 구현한다.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br />
인간의 관절 각도를 계산해 이에 맞는 선율과 리듬을 만드는 인공지능. 비보이의 안무 강도에 맞춘 음악을 인공지능이 구현한다.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6팀의 시연은 인공지능이 인간과 비슷한 능력과 수준을 보여주는 현재의 기술을 선보이는 기회이면서 알파고와 같은 ‘의외의 한수’를 두는 기발함에선 어느 정도 한계도 드러내는 자리이기도 했다.

‘셀렙봇’의 경우 ‘카톡’ 대화 30억 개를 학습시켜 일상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이끌며 자가 판단까지 하는 똑똑함을 갖췄지만, 찬열의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지 또는 자연스러운 일상 대화나 대화의 의외성이 가능한지 같은 한계도 발견됐다.

이 프로젝트를 실현한 스캐터랩 팀은 “그것이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려워 가장 나중에 해결될 문제”라며 “다만 팬과 아티스트의 밀접한 관계를 말투나 조사에서 얻을 수 있어 의미 있는 반응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가 학습을 통해 음악을 연주하고 만드는 비슷한 사례들에선 선율의 세련미나 리듬감이 돋보였지만, 아직 따뜻한 인간미보다 차가운 소리에 더 근접했다. 느리게 관조하는 음악보다 비트 있고 빠른 템포로 일관한 것도 인공지능 음악들이 보여주는 비슷한 특징 중 하나였다.

(왼쪽부터)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몽상지능' 포자랩스 허원길 대표, '플레이 위드 에러' 박중배님, '셀렙봇' 스캐터랩 김종윤 대표, 'AI, 당신의 순간에 감성을 입히다' 버즈뮤직코리아 이정석 대표, '에트모' 코클리어 한윤창 대표, 장재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센터장, 박경자 한국콘텐츠진흥원 교육사업본부장.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br />
(왼쪽부터)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몽상지능' 포자랩스 허원길 대표, '플레이 위드 에러' 박중배님, '셀렙봇' 스캐터랩 김종윤 대표, 'AI, 당신의 순간에 감성을 입히다' 버즈뮤직코리아 이정석 대표, '에트모' 코클리어 한윤창 대표, 장재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센터장, 박경자 한국콘텐츠진흥원 교육사업본부장.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 능력은 탁월했다. 단선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한계도 개선돼 재즈 같은 고난도 음악에서 구현할 수 있는 다선율의 법칙도 제대로 꿰뚫었고 소리의 파형을 분절된 조각의 유사성에 따라 재배열하는 대목에선 인식과 창작의 구조가 다르지 않음을 증명하는 듯했다.

인공지능이 창작의 기초를 제공하고 이를 인간이 받아 재가공하는 협력 시스템을 구축한 '몽상지능' 팀은 “인간 혼자서 하기 힘든 부분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결과물을 내놓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음악의 패턴을 알면서도 거기에 얽매이지 않는 인공지능의 기술은 기존에 익숙한 선율과 다른 새로운 음악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했다.

컴퓨터 음악과 인연이 깊은 뮤지션 윤상은 이날 사회를 보면서 “이렇게 가다간 인공지능에 저작권을 뺏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작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시연자들은 “인공지능과 공동저작권자가 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며 “중요한 건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지금의 음악 창작자보다 더 많은 창작자가 탄생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고금평
김고금평 danny@mt.co.kr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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