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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시비 그만…, '한국사람'규정하려 들지 마라

[따끈따끈 새책] '한국 사람' 정체성 형성한 5가지 담론 제시…"유일 불변의 본질은 없어" 지적도

따끈따끈 이번주 새책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입력 : 2017.11.1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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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시비 그만…, '한국사람'규정하려 들지 마라
오늘날 한국 사람들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다. 대개 남한에 사는 한국인을 '한국 사람'으로 부르고, 북한에 사는 한국인은 '조선 사람'이라고 칭한다. 미국에 살면 '재미 교포', 일본에 살면 '재일 교포', 중국에 사는 이들은 '조선족', 중앙아시아에 사는 이들은 '고려인'이라고 불린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유태인(Jew)들은 어디에 살든 유태인이라는 것이다. 중국 본토 바깥에 사는 모든 중국인들은 한국에 살든, 동남아, 미국, 일본에 살든 모두 '화교'라고 불린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다르다. 영어로는 'Korean'이라고 통칭되지만 한국어로는 어느 곳에 거주하는지에 따라 구분할 뿐 하나로 묶어주는 말이 없다. 그렇다면 '한국 사람'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문화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는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 낸 의미의 망 위에 얹혀 있는 동물"이라고 했다. 결국 '한국 사람'이 누구인지 규명하고 싶다면 그 정체성을 규정하는데 사용되는 의미의 망, 다시 말해 담론의 틀을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은 그 담론을 5가지로 제시한다. '친중위정척사파' '친일개화파' '친미기독교파' '친소공산주의파' '인종적 민족주의파'가 그것이다. 과거 조선이 명나라를 문명의 원천이자 중심으로 여겼던 친중위정척사 사상은 중국 문명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뿌리 깊은 이해와 동질의식으로 남아있다.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 주자성리학의 핵심 고전을 우리의 전통사상으로서 중시하며 삼강오륜, 충효사상과 같은 주자성리학의 핵심 가치를 오늘날에도 물려받아야 할 도덕관으로 여긴다. 법보다 윤리, 혈연, 학연과 같은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한국인의 심성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메이지 유신 후 눈부시게 발전하는 일본을 보며 조선이 품은 '개화'를 향한 이상은 한국 사람들에게 추동력으로 작용해 왔다. 과학기술과 스포츠 등 각종 분야에서 일본을 따라잡아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경쟁 심리는 한국의 발전에 기여한 측면이 크다.

한편 일본이 점차 조선침략의 야욕을 드러내자 일본 대신 미국을 모델로 삼았던 친미기독교파는 오늘날 한국 사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한국은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 자유시장체제, 자유개인주의 이념을 도입했다. 아울러 한국의 근대화를 상징하는 배재, 경신, 이화, 세브란스 등 교육·의료 기관들은 미국의 선교사들을 통해 토대가 마련됐다. 현재 한국은 인구비율로 따져볼 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유학생을 미국으로 보내며 미국 다음으로 해외에 기독교 선교사를 가장 많이 파견하는 나라가 됐다.

또 소련의 영향으로 한반도 북부에 친소공산주의 정권이 세워졌고, 인종적 민족주의에서 비롯된 '혈육'을 중시하는 경향은 오늘날 남북한과 해외 동포들을 하나로 묶어준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제시된 위 담론들로 '한국 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하려 들지 말라"는 지적이다. 한 개인의 정체성이란 태어난 집안, 자라난 지역, 다닌 학교, 몸담고 있는 직장, 물려받은 사고방식,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갖게 되는 새로운 인식과 추억 등 수많은 담론들로 구성된다. 그리고 그것은 인생을 통해 끊임없이 변한다. 그렇기에 저자인 정치학자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 원장은 '한국 사람'이라는 거대한 공동체의 정체성을 규정할 수 있는, 유일한 불변의 본질이란 없다고 강조한다. 이념이든 종교든 혈통이든 하나의 담론일 뿐 절대적인 척도는 될 수 없으며, 다양한 담론을 통해 '한국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한국 사람 만들기1 = 함재봉 지음. 아산서원 펴냄. 450쪽/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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