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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의 총합은 양의 증가가 아닌 새로운 질의 형성”…왜 ‘전체’에 주목하는가

[따끈따끈 새책] ‘전체를 보는 방법’…복잡계를 지배하는 핵심원리 10가지

따끈따끈 이번주 새책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입력 : 2017.12.02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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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의 총합은 양의 증가가 아닌 새로운 질의 형성”…왜 ‘전체’에 주목하는가
생산비용 10달러를 들인 공급자가 있다면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대략 20달러에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공급자가 팔려고 하는 상품의 양과 수요자가 사고 싶어 하는 상품의 양을 똑같게 하는 가격에서 시장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 원리다.

이 같은 경쟁균형이론은 전체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유용한 전략이다. 만약 어떤 조건도 정하지 않고, 거래자들이 돌아다니다가 마주쳐 불쑥 가격을 제안한다면 가격은 뒤틀릴까.

규칙 없는 거래를 통한 ‘바자모델’ 실험을 해보니, 거래자들은 의도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했는데도 사회 전체 수익을 증가시키는 거래 패턴을 만들어냈다.

총수익을 극대화하기 좋지만, 시장 거래 중 한 건만 다른 거래로 대체되어도 사회에 손실을 끼치는 모델이 경쟁균형이다. 바자모델은 이 세상에서 전체적인 경쟁균형이 생긴다는 개념을 버리고, 거래자들의 무질서한 술책을 받아들인다. 제시된 가격이 상호이익이 되는 거래면 그것은 성사되는 셈이다.

1776년 ‘국부론’을 쓴 애덤 스미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정말 의도적으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하려 할 때보다 자신의 이익만을 쫓을 때 사회의 이익이 더 효과적으로 증진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거래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좋은 일을 했다고 들어본 적이 없다.”

전통적인 과학적 사고방식은 여전히 환원주의에 기대고 있다. 환원주의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이루는 요소만을 이해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이를테면 화학은 원자들의 집합체를 공부하는 학문이어서 원자를 이해할 수 있다면 화학을 이해할 수 있다는 식이다.

이 논리가 사회 시스템으로 확장하면 신경세포를 이해할 수 있으면 뇌를 이해하고, 결국 개인의 의사결정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구성주의를 내포하지 않는 환원주의는 단순한 사실 하나로 모든 것을 이해했다는 오류에 빠지기 쉽다. 세상을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구성요소들이 합쳐졌을 때,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이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단순한 부분들의 합이 새로운 형태를 발생시킨다는 것은 ‘양적으로 많은 것은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이 가설은 그래서 환원주의로 일관하는 현대 과학의 기초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우리가 왜 ‘전체’를 봐야 하는지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벌집은 늘 온도가 섭씨 34도로 유지돼야 하는데, 온도가 떨어지면 벌들이 날개를 윙윙거려 온도를 높이고, 온도가 올라가면 서로 흩어져서 날개로 부채질해 온도를 낮춘다. 유전적 온도계가 같은 ‘동질적’ 벌들이 모여있다면, 온도가 달라질 때마다 모든 벌이 달려들어 온도를 맞출 것이다. ‘이질적’ 벌들이 모여있다면, 온도가 이상적인 값과 달라질 때 몇 마리만이 움직여 온도를 조절할 것이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동질적 대표 거래자들은 대표 거래자가 어느 순간 매입할 때, 동일 원칙에 따라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가격도 빠르게 상승한다. 이런 시장에선 가격 요동이 심하다. 안정된 시장은 이질적 행위자로 이뤄질 때에만 발생한다. 정보가 바뀌어도 영향은 일차적으로 민감한 거래자에게만 미치기 때문이다. 사회운동의 경우에도 대중선동가가 100명 중 절반 이상인지에 따라 참여율이 달라진다. 전체를 보는 방식은 ‘다른’ 것이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인식하는 것이다.

불량 제품의 수를 줄이기 위한 '식스시그마' 시스템은 잘 정의된 상품을 제조하는 데 오류를 피할 때 유용하지만,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싶을 때 오류 회피는 위험한 편견일 수 있다.

어떤 지형에서 가장 높은 곳을 찾아야 할 때 위에서 내려다보는 상황(잘 정의된 상품)에선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안개가 끼어있고 시야 확보가 어렵다면 오르막길을 선택에 직접 올라가 봐야 한다. 정상에 올랐을 때 가장 높은 곳이라는 확신은 안개가 걷혔을 때, 개미언덕 위에 서 있는 현실과 맞닥뜨릴지 모른다. 하지만 가장 높은 지점을 찾겠다는 전체적인 목표를 위해 잠시 내리막길을 선택하는 손실도 필요한 법이다. 한 가지 길이 모든 문제의 해법을 제공해주지는 않는다.

아스피린의 주성분을 버드나무 껍질에서 얻었다고 에이즈 치료에도 한 가지 성분이 효과를 담보할까. 질병도 정치·경제·사회 분야처럼 복잡계로 접어드는 순간, 환원주의식 개별 성분의 약은 더 이상 효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저자는 책에서 상호작용, 피드백, 이질성, 소음, 집단 지성 등 복잡계를 지배하는 핵심 원리 10가지를 통해 ‘전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주 작은 부분의 국소적 행위가 전체에 엄청난 파급력을 줄 수 있는 만큼 서로의 연결을 상호보완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체를 보는 방법=존 H. 밀러 지음. 정형채·최화정 옮김. 에이도스 펴냄. 300쪽/2만원.

김고금평
김고금평 danny@mt.co.kr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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