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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의 길위의 편지] 블루모스크를 세운 까닭은?

이호준의 길위의 편지 머니투데이 이호준 시인·여행작가 |입력 : 2018.02.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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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본 블루모스크. 6개의 미나레트가 모두 보인다./사진=이호준 여행작가
멀리서 본 블루모스크. 6개의 미나레트가 모두 보인다./사진=이호준 여행작가

이스탄불의 문화재를 이야기할 때마다 성소피아 성당을 먼저 거론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블루모스크는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블루모스크 역시 성소피아 성당 못 지 않은 위대한 건축유산이다. 이슬람 사원인 이 건물은 1609년에 착공돼 1616년에 완공됐다. 이 사원이 유명한 것은 내부의 아름다움에 있다. 260개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실내를 비추는데, 그 빛이 2만1000장의 푸른색 타일과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 덕에 ‘술탄 아흐메트 1세 모스크(자미)’라는 공식 명칭을 두고 블루모스크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블루모스크가 세워지게 된 배경에는 지척에 있는 성소피아 성당이 있다. 오스만 제국의 14대 황제였던 아흐메트 1세는 성소피아 성당 앞을 지날 때마다 괜히 기분이 안 좋았다. 성당에 미나레트(첨탑)를 세우고 모스크로 바꾸긴 했지만 비잔티움제국이 세운 건물이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무언가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결국 그는 성소피아 성당을 능가하는 모스크를 세우기로 한다. 문제는 그 당시 오스만 제국의 경제력이 그런 건물을 지을 형편이 아니라는데 있었다. ‘아가’라는 충성스런 건축가가 때가 아님을 간곡히 진언했지만 아흐메트 1세는 강행을 지시한다.

황제는 기공식에 직접 나와 삽질을 할 만큼 기대가 컸다고 한다. 그런데 특이한 건 이 블루모스크의 미나레트가 6개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모스크는 2~4개의 미나레트를 세운다. 미나레트 자체가 권위를 상징하기 때문에, 이슬람 성지 메카의 모스크만 6개를 세울 수 있다. 현장에 간 황제가 깜짝 놀라 건축가 아가에게 물었다.

“어째서 미나레트가 여섯 개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원래 여섯 개 세우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이렇게 어긋나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었다. 물론 야사(野史)다. 터키어로 6은 ‘알투(Altu)’, 황금은 ‘알툰(Altun)’이다. 왕은 알툰, 즉 황금 미나레트를 세우라고 지시했는데, 건축가는 그걸 알투, 즉 여섯 개를 세우라는 말로 들었다는 것이다. 정말 그 건축가의 귀가 어두워서 그리 된 걸까? 그렇지 않았다는 후문이 더 설득력 있다. 미나레트마저 황금으로 세우면 나라 곳간이 완전 바닥날 걸 염려한 건축가가 ‘알툰’ 대신 ‘알투’ 미나레트를 세웠다는 것이다.

블루모스크의 천장/사진=이호준 여행작가
블루모스크의 천장/사진=이호준 여행작가

블루모스크 앞에 서면 그 위용에 압도되기 마련이다. 거대한 중앙 돔을 4개의 중간 돔이 받치고 있고 그 주변으로 또 30개의 작은 돔들이 배열돼 있다. 실내로 들어가면 감탄사는 더욱 커진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260개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거친 햇빛이 만든 환상적인 커튼은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다. 거대한 샹들리에, 그리고 천장의 화려한 문양들도 볼거리다.

중앙 돔을 받치고 있는 네 개의 거대한 기둥도 눈에 꽉 찬다. 이 5m짜리 기둥을 흔히 ‘코끼리 다리’라고 부른다. 성소피아 성당은 두꺼운 벽으로 돔의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했는데 비해서, 블루모스크는 중앙의 거대한 돔을 세계의 작은 돔이 받치고 또 이 돔들을 그보다 작은 돔들이 받치고 있는 형태로 지었다. 그렇게 하중을 분산시킨 뒤 결정적으로 네 개의 육중한 기둥으로 받쳐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성소피아성당을 능가하는 모스크를 지어보겠다는 황제의 꿈은 이뤄진 것일까? 언뜻 보면 규모나 높이 등이 비슷해 보여 그 궁금증은 더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딱히 성공한 것 같지는 않다. 우선 크기 면에서 차이가 난다. 블루모스크의 중앙 돔의 지름은 23.5m, 높이는 43m다. 성소피아 성당은 지름이 33m에 높이가 56m다. 건물 전체로 봐도 블루모스크는 길이 51m에 너비가 53m고 성소피아 성당은 길이 77m에 너비 71.7m로 차이가 난다. 하중을 분산하는 등의 건축술 역시 1000년 전에 지은 성소피아 성당을 따라가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위대한 예술품에 외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게 바람직한 것일까. 성소피아가 낫느니 블루모스크가 낫느니 따지는 것 역시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블루모스크는 지금도 현역 이슬람사원으로 숱한 무슬림이 찾아온다. 그래서 그냥 들어가는 성소피아 성당과 달리 입구에서 신발을 비닐봉지에 넣어서 들고 들어가야 한다. 또 짧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은 여성은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걱정할 건 없다. 입구에서 파란 보자기를 둘러 입혀 들여보내기 때문이다. 이슬람의 모스크는 여전히 여성과 남성의 예배공간이 다르다. 블루모스크라고 다르지 않다. 여성을 2층에 배치하거나, 1층이라도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놓았다.

[이호준의 길위의 편지] 블루모스크를 세운 까닭은?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2월 23일 (21:26)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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