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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형식으로 문학상 ‘대상’…“식상한 소재는 체질에 안 맞아”

머니투데이
  • 김고금평 기자
  • 2019.0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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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자 이신주 작가…“소재 역발상과 재미있는 글쓰기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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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 소재와 보고서 형식으로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받은 이신주 작가. 그는 "재미있는 걸 찾다보니, 보고서 형식의 글이 나왔다"며 "문어적 냄새가 많이 나지만, 판단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라고 했다. /사진=김휘선 기자
머니투데이 주최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자 이신주(23)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흔히 내뱉는 ‘타인 감사’ 대신 자축에 힘을 쏟았다. 꾸준히 습작을 쓴 자신, 적당한 글을 고친 자신, 뻔뻔하게 자축하는 자신에게 감사한다며 좌중의 배꼽을 낚아챘다.

이기적(?)인 발언으로 비춰 질 수 있는 소감은 그러나 식상함에서 멀어지려는 그만의 특별한 태도였다. 그 태도는 곧 작품으로 이어졌다.

그의 대상작 ‘단일성 정체감 장애와 그들을 이해하는 방법’은 우선 제목부터 특이하고, 이를 풀어낸 보고서 형식의 장르적 구성도 생경하다.

단일성 정체를 가진 그들을 이해하기 전에 이 작품을 이해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다중인격 장애의 대표적 인물인 빌리 밀리건을 인용해 보고서 서두를 장식한 대목부터 심리, 사회, 과학적 소재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철저하게 ‘보고서’ 양식에 맞춘 소설은 마지막 결어로 Q&A까지 마련해 구성을 세밀하게 다듬었다.

‘의도’가 무엇이냐고 묻자, 이 작가는 “그런 거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제가 드러내고 싶었던 건 특별히 없고 의도도 없어요. 제 텍스트를 보고 즐기고 싶은 사람은 그냥 즐기면 될 겁니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 너무 일반적인 전개는 식상해서 그걸 피하고 싶었고 이런 형식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취했을 뿐이에요.”

심사위원인 정보라 작가는 “관점의 전복이 독창적이며 이러한 관점을 마치 현실인 양 끝까지 밀고 나가며 설명하는 문장력이 탁월했다”며 “보고서 형식이어서 소설로서 줄거리가 조금 부족할 수 있으나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식 또한 발전적이며 진취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신주 작가. /사진=김휘선 기자<br />
이신주 작가. /사진=김휘선 기자
작품의 글감은 나쁘게 말하면 ‘삐딱한’ 시선에서 나왔다. 작가는 ‘노환은 질병’이라는 문구가 지닌 독특한 발상에 주목했다.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게 볼 때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지 궁금했고 이를 인격의 역발상에 응용했다. 그래서 다중 인격체가 보편적인 어떤 세계에서 ‘단일성 정체감은 장애’라는 명제를 끄집어낸 것이다.

“그 세계에서 다인격적 특성을 갖춘 이들은 하나의 현상을 여러 갈래의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단일성 정체는 진정성과 무관하게 타인을 배격하는 쪽으로 흐르죠. 그런 장애는 범죄와 결혼 같은 관계성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그런 부분에서 우리는 어떤 역할과 책임이 필요한지 묻고 싶었어요.”

단편이지만, 학문적 고찰과 일관된 논리로 전개되는 글은 마치 장편을 본 듯 서사적이고 다채롭다. 그는 “글의 목소리를 내 목소리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나는 ‘글의 다양한 해석’에 대해 대답을 드리고 싶지 않고 드릴 수도 없다”고 했다.

이 작가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건 고2 때. 이과 수학 시간에 머리가 아파 숫자 대신 이야기에 골몰했다. 당시 쓴 작품은 분필 입장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내용이었는데, 그는 인간 편의주의식으로 사물을 의인화한 많은 응모자와 전혀 다른 접근법으로 다가갔다.

분필이 인간의 말이나 소리가 무엇인지 몰라 공기의 진동을 과학적 설명으로 의미를 풀어내는 식이었다. 독특한 발상 때문이었는지 그해 청소년 공모전 ‘해오름 문학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받은 이신주 작가는 "치밀한 과학적 설정보다 허술한 과학적 무대라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꾸리는 1950년대 SF작품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사진=김휘선 기자<br />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받은 이신주 작가는 "치밀한 과학적 설정보다 허술한 과학적 무대라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꾸리는 1950년대 SF작품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사진=김휘선 기자

이 작가는 “어릴 때부터 남들과 좀 다른 관점으로 사물을 본 것 같다"며 "편리한 대로 움직이는 일상의 관성에도 벗어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1950년대 SF를 특히 좋아한다고 했다. 치밀한 과학적 설정보다 허술한 (과학적) 무대라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꾸리기 때문. 우주선에서 쏜 방사선을 맞아 커진 메뚜기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흥미를 가불하는 식이에요. 전공자가 아니기에 어느 정도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는 허점이 있을 거예요. 전 과학적 방어를 구축하는 데 집착하지 않고 대신 소재의 역발상이나 재미있는 글쓰기를 선호하는 편이죠. 앞으로 나올 제 작품도 그런 스타일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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