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혁신센터, 테슬라 기가팩토리 효과 있나?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한국경제는 6분기 만에 처음으로 0%대 성장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3분기 경제성장률(1.2%)이 2010년 2분기(1.7%) 이후 5년여 만에 최고치일 정도로 한국경제는 지금 심각한 성장 정체에 빠져 있다.

수출의존형 한국경제는 올들어 10개월째 마이너스 수출로, 기업들은 투자기회와 이익 감소로, 정부는 세수부족으로 각각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년째 해결하지 못한 청년실업 문제에 임금피크제 도입이 더해져서 고용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창조경제의 기치 아래 지난 1년여간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구축하고 17개에 달하는 국내의 대기업을 참여시켰다.

미국 네바다(Nevada)주의 경제는 사막 한복판에 자리잡은 라스베가스(Las Vegas)의 호텔과 카지노 등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천수답 경제다. 그래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지자 관광객들이 급감하면서 네바다는 2007~2010년 사이에만 전체 근로자의 약 14퍼센트에 달하는 약 19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사태를 겪었다. 게다가 관광객들이 지출 규모를 줄이면서 세수가 크게 줄어 들어 재정상태도 악화됐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네바다는 세금감면 등의 유인책을 제시하며 기업유치전에 적극 나섰다. 이에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는 지난 4월 가정용 및 비즈니스용 배터리사업 진출을 위해 네바다에 약 500만 평방피트(14만 평) 규모의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기가팩토리’(Gigafactory)라 불리는 이 공장이 2020년 예정대로 완공되면 세계 최대의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이자 거대 에너지연구소로 거듭난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가 네바다주에 가져올 경제적 효과는 막대하다. 우선 총 6500명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한다. 이는 미국 전체 평균 실업률에 비해 높은 네바다주의 고용환경을 개선시킬 것이다. 또한 테슬라는 기가팩토리 근무자들에게 네바다 주 평균 임금인 시간당 20달러 보다 7달러나 많은 급여를 지급하면서 적지 않은 소득 증대 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이로써 미국 전체 평균의 88% 수준에 불과한 네바다주의 1인당 소득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구글 등 총 12개 기업이 테슬라를 뒤따라 네바다 투자를 결정했다며 네바다가 관광산업 의존도에서 벗어나 보다 다각화되고 불황에 덜 민감한 경제로 발전될 것으로 평가했다.

여기서 네바다와 한국을 비교해 보면 처한 상황이 비슷한데 문제 해결책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테슬라의 기가팩토리와 같은 신규 고용 창출이나 소득 증대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선순환하는 벤처생태계를 만들고 스타트업과 엔젤투자를 촉진하겠다고 하지만 그것이 지역이나 국가경제, 심지어 여기에 참여한 대기업에게 마저 구체적으로 어떤 경제적 효과를 불러올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미 17군데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수천억 원을 쏟아 부었고 앞으로 수조 원의 투자와 지출이 진행될 것인데, 한국경제 성장에 기여하지 못하고 일자리 창출이나 소득 증대 효과가 미미하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테슬라의 기가팩토리의 차이가 너무나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