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확대·가계부채 감소…일거양득 크라우드 펀딩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올해 정부는 투자확대를 통한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저금리 정책을 펼쳤으나 경기회복은 되지 않고 가계부채 증가라는 문제점을 낳았다. 수출 주도의 경제성장률에 문제가 생기면서 내수활성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내수를 늘리기에는 투자가 미진하고 개인들은 많은 가계부채로 소비수요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확대와 가계부채의 축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으로 크라우드 펀딩이 주목받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지난 2012년 신성장기업 등의 지원을 목적으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일명 ‘JOBS(Jump Our Business Startup)’ 라는 크라우드 펀딩법에 서명하면서 자본시장에서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7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 1월25일부터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8월 금융위원회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의 핵심 인프라 중 하나인 중앙기록관리기관으로 한국예탁결제원을 선정했다. 또한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하여 대출하고 운용에 따른 이자수익을 배분하는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인 P2P 사업은 현재 대부업 형태로 운영 중에 있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은 창업기업 등이 온라인 펀딩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지분을 지급하는 형태의 방식이다. 이 방식이 주목받게 된 동기는 창업활성화를 위해 유망 중소기업의 초기 투자금을 대중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모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이 활성화되면 중소 창업기업에 개인의 직접투자가 원활해져 기업의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저금리하에서 자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한 개인들의 투자수익처를 다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9차 금요회’에서 크라우드 펀딩이 창업기업에 자금을 원활히 지원하는 새로운 수단이 돼 대표적인 핀테크 선도 사례로 금융혁신과 경쟁을 유발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 방식인 P2P(Peer to Peer) 대출은 은행권의 저금리와 대부업체 고금리로 양극화된 금융시장에 새로운 중금리 대출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다. P2P 대출과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도입으로 대출시장의 금리별 단계화가 이뤄지면, 기존 고금리 대출자들의 중금리 대출전환이 가능해져 가계부채를 줄이고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글로벌 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에 따르면 세계 P2P 대출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34억달러(약 4조원)에서 2016년 640억달러(약 75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P2P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며, 올해 12월 들어 P2P업체 '8퍼센트'의 누적 대출잔액이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상위 5개 업체의 총 누적액이 약 200억원에 이르러 그 동안 잠재수요가 많았음을 보여준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까지 활성화되는 내년에는 크라우드 펀딩이 유망중소기업의 창업을 통한 투자확대와 실업의 해소, 개인들의 고금리 대출의 중금리 전환을 통한 가계부채 감소와 이에 따른 가처분소득 증가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