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 개선점…편의성·안정성 조화가 관건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크라우드 펀딩은 사업자나 개인들의 필요자금을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직접 조달하는 새로운 자금조달 및 투자방안으로 그 기대가 크지만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단점이 있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은 확정형 이자수익이 아니라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기에 온라인 소액투자 중개업자의 운영위험, 펀딩기업의 미흡한 재무정보와 모럴해저드, 투자자의 과다투자와 자금회수 등의 투자 위험성이 존재한다.


이에 지난 7월 개정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크게 ‘자금조달의 원활화’와 ‘투자자 보호’ 두 가지 측면에 특히 중점을 뒀다.

온라인 소액투자 중개업자의 최저자본금 요건을 기존 30억원(투자중개업자)에서 5억원으로 대폭 낮췄고 설립 요건도 기존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꿔 진입규제를 완화했다. 온라인 소액투자 중개업자는 단순중개업무만 수행하므로 기존 투자중개업자에게 적용된 일부 영업행위 규제를 배제해 줬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1개 기업이 1년간 모집할 수 있는 자금 규모를 최대 7억원으로 제한을 두고, 투자한도도 일반투자자는 연간 500만원, 소득요건 구비 투자자는 2000만원까지로 제한을 뒀다.


하지만 1년간 7억원으로 제한된 모집자금은 소액공모(10억원 한도)까지 포함된 금액으로 이를 각각 분리해 운용해야 온전히 7억원까지 크라우드 펀딩에 의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중도 투자금 회수를 위한 거래시장 마련, 일정 요건하에 일반투자자간 지분 전매 인정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추가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는 중앙기록관리기관으로 선정된 한국예탁결제원의 전산시스템을 통한 발행인과 투자자 정보제공과 관리 업무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 방식인 P2P(Peer to Peer) 대출은 채무불이행 위험이 상존해, 중국의 경우에 2014년 투자자의 대출상환률은 17.9%에 불과하며 약 8700여건의 대출사기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채무불이행시 대부업과 연계한 추심이 주로 이루어지는 후행적인 방법에 의존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개인의 신용평가 단계부터 신용도와 함께 빅데이터를 활용한 선행적인 평가방법이 도입돼야 한다.

또한 안정적인 단계별 대출시장 조성을 위해서는 P2P대출을 지원 또는 규제하기 위한 별도의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목소리다. 이번 개정된 자본시장법은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에 한정하고 있어 P2P 대출에 대한 법규가 미비한 상태이다.

이런 이유로 P2P대출에 비해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규제를 받고 있어 역차별을 당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증권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에 적용되는 발행한도(7억원)와 일반투자자 연간 투자한도(500만~2000만원)가 P2P 대출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지난 11월에 열린 'P2P 대출시장 발전방안' 공청회에서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P2P 대출의 경우 자본시장법 또는 대부업법 개정을 통해 제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크라우드 펀딩은 많은 개선점을 안고 있지만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은 시행을 앞두고 있고 대출형 P2P는 그동안 대부업체나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의 대환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과도한 규제보다는 활성화에 중점을 두는 게 옳은 접근법이다.

현재는 투자자보호를 위한 전면적인 규제보다는 용이한 자금조달을 위한 지원확대와 더불어 창업기업이나 대출자의 재무와 신용 정보, 거래체결 내역 등 공개시스템을 세밀히 구축해 편의성과 안정성의 조화를 이루는 점진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