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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옥시법'에 꼭 들어가야 할 3가지

[TOM칼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실 |입력 : 2016.05.16 07:30|조회 : 8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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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2001년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기 시작하고 10년이 지난 2011년에야 유해성 여부가 본격적으로 제기됐고, 그 뒤로 5년이 경과한 지금까지도 제품의 결함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 놓여 있다.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은 더욱 막막하다. 이는 우리나라 제도와 법령이 그동안 얼마나 허점투성이였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게다가 19대에 발의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에 관한 4개의 법안은 결국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될 운명에 놓여 있다.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소비자보호에 대한 근본적이고 실효적인 방안을 담은 법 개정을 하겠다는 입장이고 더불어민주당은 ‘가습기살균제특별법’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제조물책임법’을 전면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20대 국회에서 추진할 일명 ‘옥시법’ 제정이나 법 개정에는 다음 3가지가 필수적으로 도입돼야 실제 효력이 발휘될 수 있다.

첫째, 집단소송제 도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물 소송 등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에 집단소송제가 도입돼 있지 않다. 집단소송제는 집단의 대표당사자가 구성원을 위해 일괄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제외신청을 하지 않는 한 판결의 효력을 받을 수 있어 피해자 구제에 유리하다.

우리나라도 2000년 초반부터 대형사고로 인한 소송이나 환경 소송 등에 집단소송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도입되지 못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소비자집단소송법'을 발의했으나 19대 국회의원 임기 종료와 더불어 폐기될 운명이다.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이번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에 다수의 사람들이 적은 비용으로 소를 제기해 피해구제를 좀 더 쉽게 받을 수 있다.

둘째,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이다. 기업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인 경우 손해액의 몇 배를 배상하는 것을 징벌적 손해배상이라 한다.

그동안 정부는 블랙컨슈머를 양산하고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이유로 실질적인 피해구제책이 될 수 있는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미뤄왔다. 그러나 피해보상에 적극적이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다는 도덕 불감증을 키워 기업은 증거를 조작하고 은폐하기에 바빴고 손해배상을 하지 않고 버티는 결과를 초래했다.

집단소송제나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있다면 그 배상액이 엄청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가해기업은 일찍 제품의 결함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를 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셋째, 입증책임의 ‘완화’ 또는 ‘전환’이 필요하다. 지난 2000년에 제조물로 인한 피해보상을 위해 제조물책임법이 제정됐으나 실제로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피해자가 대부분의 입증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이다.

일반 피해자들이 제조업체가 만들어낸 제품의 결함을 직접 찾아내어 그로 인한 피해를 입증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이번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해 특별법을 만들자는 논의가 거세어진 것도 이런 제조물책임법의 한계 때문이다.

20대 국회에서 추진될 '옥시법'에서 제품의 결함이나 피해와의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책임이 완화되거나 가해자에게 전환되지 않는다면 여전히 '보상받기 어려운 특별법'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지금까지 주저했던 위 3가지 제도가 도입되지 않으면 새로운 옥시법을 만든다해도 '전시성'에 불과하다. 비윤리적인 기업이 내놓는 독(毒)사과를 제대로 규제해야만 좋은 과실을 만드는 선한 기업이 더욱 빛이 난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5월 15일 (17: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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