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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연체증가…美 P2P 대출업의 위기

[TOM칼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실 |입력 : 2016.05.23 07:30|조회 : 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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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미국의 렌딩클럽은 2015년말까지 160억 달러(약 18조원) 규모의 대출이 실행된 현재 세계 최대의 P2P 대출 플랫폼이다. 렌딩클럽은 2014년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됐고, 거래 첫날 시가총액이 85억 달러(약 9.8조원)에 이르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렌딩클럽의 성공은 전세계적으로 P2P 대출 및 핀테크 열풍을 불러왔고 한국 핀테크 산업에서도 항상 거론되는 롤모델이다. 한국에서 P2P대출을 처음 시작한 8퍼센트의 이효진 사장도 렌딩클럽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런 렌딩클럽이 최근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9일 렌딩클럽의 창업자이자 CEO인 르노 라플랑셰가 부정 대출의 책임을 지고 갑자기 사임했다. 회사는 내부감사 중 투자자의 운용지시에 일치하지 않은 부정 대출이 발견됐고 라플랑셰 CEO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다른 임원 3명과 함께 사임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 이후 렌딩클럽의 주가는 바로 34% 폭락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지금 미국 P2P 대출 산업 전반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대형 P2P 대출회사인 프라스퍼(Prosper)는 직원의 28%를 해고했으며, 온덱(OnDeck)은 1분기에만 1400만 달러(약 1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미 금리 인상과 연체율 상승, 경쟁 심화 등으로 대출 자산의 건전성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 대규모 감원과 영업손실을 초래한 가장 큰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렌딩클럽의 스캔들은 이 위기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때마침 미 재무부(US Treasury)는 P2P 대출이 확대된 온라인 대출 사업모델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이슈들을 제기하고 있다.

첫째, P2P 대출 사업모델이 금융위기나 시장침체기 등의 어려움에서 살아날 수 있는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P2P 대출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초유의 저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탄생했다. 과연 금리가 상승해서 연체율이 오르고 손실이 확대될 때도 이 사업모델이 유효할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이미 미국의 P2P 대출회사들은 손실율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이탈하는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둘째, 투자자와 대출자에 대한 보호와 투명성이 부족하다. 강력한 규제를 적용받는 기존 금융권에 비해서 P2P 업계는 거의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 혁신을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규제는 피해야 하지만 신뢰가 생명인 금융업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P2P 업계 스스로의 자정노력도 필요하지만 적절한 규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재무부 보고서는 핀테크가 새로운 혁신의 원천으로서 안전하게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들과 협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기존 금융회사들은 P2P 대출회사들의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과 신용분석 모델을 이용함으로써 비용을 낮출 수 있고, P2P 대출회사들은 기존 금융권의 풍부한 경험과 고객기반을 이용함으로써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P2P 대출산업의 위기의 모습은 성장 과정에서 당연히 겪는 일시적인 성장통일 수 있다.

다만 고객보호와 리스크관리는 어떤 경우에도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원칙이다. 핀테크 기업으로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력 외에도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무엇보다 소중히 하는 책임의식과 위기를 넘어 생존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핀테크(Fintech) 기업은 업의 본질이 기술(technology)뿐만 아니라 금융(finance)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한 한국의 핀테크 회사들은 그 출발점에서 미국 핀테크 산업의 성공에서 영감을 받았듯이, 지금의 위기 국면에서도 귀중한 교훈을 배울 수 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5월 22일 (17: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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