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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등급이 올해 신용판매·현금서비스 최다 이용…카드대란 전조?

[TOM칼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실 |입력 : 2016.09.13 06:30|조회 : 1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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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 자영업을 하는 A씨는 올해 신용카드 돌려막기를 하다 큰 낭패를 경험했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자금융통을 하다 거래업체로부터 2달간 대금지연이 발생하면서 카드대금을 갚지 못해 곤란에 처하게 된 것이다. 결국 신용등급은 7등급으로 하락했고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때 20~25% 가량 되는 높은 이자율을 부담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최근 들어 저신용자·저소득자의 신용카드 발급과 이용액이 눈에 띄게 크게 늘면서 또 다른 카드대란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한국금융연구원 노형식 연구위원의 ‘신용카드 이용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신용등급별 신용판매는 저신용자에 해당하는 6등급이 171.2만원으로 가장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2015년까지는 최우량 신용자인 1등급의 이용규모가 최대였다.

현금서비스도 지난해까진 6등급이 가장 많았으나 올해는 신용등급이 한단계 아래인 7등급이 최대 규모(128.0만원)를 기록했다. 신용등급별 이용카드 수도 6등급이 2.14장으로 1등급의 2.12장을 넘어서 가장 많은 이용카드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현금서비스 전체 이용금액은 2009~2016년 사이 감소했음에도 소득 하위 20% 구간에서는 오히려 연평균 6.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저신용자에 해당하는 7등급과 8등급은 현금서비스 이용이 8.9%와 7.6%씩 각각 증가했다.

이는 저신용자·저소득자가 의료비, 학자금 등의 급전이 필요한 경우 신용카드 자금융통 수단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한국금융연구원은 분석했다.

지난해 전업카드사들은 카드론 취급액 증가로 2014년에 비해 이자수익 등이 늘어났으며 카드사간 경쟁으로 카드모집 비용이나 판관비도 같이 증가했다.

2015년 신용카드 발급매수를 보면 9314만매로 전년 9232만매보다 0.9% 증가했다. 휴면카드가 110만매 감소했지만 신규발급이 192만매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카드 구매실적은 536.1조원으로 전년보다 7.1%의 큰 증가율을 보였다. 기존 1천만원이던 국세의 카드납무 한도 폐지와 인터넷 판매, 편의점 결제 등이 크게 증가한 결과다.

카드대출은 전년에 비해 현금서비스는 줄었으나(6.0% 감소) 카드론 취급 확대(15.8% 증가)로 전체적으로 1.1%(총 94.6조원) 증가했다.

이와 같은 실적은 신용카드사들이 지난 IMF 이후 카드대란이 일어났을 때와 같이 카드발급이나 대출한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이익을 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저신용자·저소득자의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게 되면 부실가능성이 높은 신용잔액이 쌓이고 현금서비스 돌려막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커진다. 잔액은 누적돼 점점 결제금액이 커지고 신용등급은 더 떨어져 다른 대출을 이용하기도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결국 자금을 융통할 수 없게 돼 대거 연체가 발생하는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카드대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라고는 하나 저신용자·저소득자의 이용이 늘어나면 이마저도 장담하기 불투명해지고 만다. 게다가 지난해 카드대출 연체율은 2.24%로 신용판매 연체율 0.73%보다 3배 이상 높았다.

현재 가계부채가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걱정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올해 6월말 기준 가계부채 총액이 1257조를 넘어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대부업 최고 이자율을 27.9%로 내리고 사잇돌 대출 등 중금리시장을 활성화해 가계부채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서민의 경우 급전이 필요하면 일차적으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용카드사는 대부업에 가까운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용카드사 현금서비스 이자율은 저신용자인 7등급의 경우 22.3%, 8등급은 23.3% 수준이다. 이렇게 저신용자가 신용카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높은 금리부담에 허덕이고 있어 정부의 가계부채 정책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저신용자·저소득자의 대출한도에 대한 적절한 조정과 함께 최고금리 수준까지 다다른 현금서비스나 연체 이자율을 낮추거나 중금리 상품으로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현재의 중금리 대책을 카드사에도 확대적용하지 않는다면 가계부채 대책은 무색해지고 또 다른 카드대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9월 12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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