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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지 않은 내 아이, 부자될 수 있을까?" 걱정하는 부모들

[행동재무학]<165>부자가 되기 위한 조건…지능지수(IQ)는 1~3%에 불과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입력 : 2017.01.01 08:00|조회 : 15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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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어떻게 해야 그렇게 부자가 될 수 있나요?”

노숙자 신세에서 억만장자 사업가·투자자로 성공한 크리스 가드너(Chris Gardner)의 실화를 그린 영화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yness)에는 주인공(윌 스미스 역)이 어느 날 길을 걷다가 빨간색 페라리(Ferrari)를 탄 사람을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빨간색 페라리는 미국사회에서 성공의 상징이다. 너무나 멋진 페라리를 보고 감탄한 가드너는 페라리에서 내린 사람에게 다가가 질문을 던진다.

“도대체 당신은 무엇을 합니까? 어떻게 해야 이렇게 (부자가) 될 수 있나요?”

영화 속 주인공과 같이 우리는 모두 부자가 되기를 꿈꾸며 그 방법을 알고 싶어 한다. 특히 새해 연초엔 만나는 사람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핸) 부자 되세요”라는 덕담을 나누며 서로 부자 되기를 기원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될까? 일부는 똑똑한 사람이 돈을 많이 번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부지런히 일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가드너는 미국사회에서 부자가 되기에 힘든 조건들을 다 갖췄다.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고졸 학력에다 흑인이었다. 그리고 세일즈맨으로 일하다 개인 파산에까지 몰려 노숙자 신세로 전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그는 억만장자로 성공했다.

가드너를 보면 부자는 타고난 것이라기 보다는 노력하면 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 큰 애는 천재 같아”, “우리 둘째는 얼마나 똑똑한지 몰라.”

어린 아이를 가진 젊은 부모들이 만나면 서로 자식 자랑을 하느라 정신이 없을 때가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자랑은 똑똑한 자식 자랑이다. 여기엔 아이가 똑똑하면 커서 공부도 잘하고 나중에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과연 똑똑한 아이가 커서 부자가 될까?

“공부 좀 해라. 그렇게 공부 안 해서 나중에 뭐가 되려고 그러니? 커서 밥 빌어먹고 살려고 그래?”

부자가 되기 위한 조건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저마다 생각이 다르다. 공부를 안 하면 가난하게 산다고 믿는 사람에서부터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이 없으면 부자가 되기 어렵다고 보는 이들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기 자식에게는 오로지 공부만이 부자가 되는 길이라고 말하며 ‘공부’를 강조한다. 그리고 공부를 안 하면 커서 가난하게 살게 된다는 협박(?)을 꼭 덧붙인다.

그렇다면 과연 공부를 열심히 하면 커서 부유하게 살까?

2000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시카고대학의 제임스 헤크먼(James Heckman) 교수를 비롯한 4명의 교수들은 지난해 11월 타고난 지능과 습득한 지식 중 어느 쪽이 부자가 되는데 더 큰 역할을 하는지를 미국·영국·네덜란드의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해 실증분석한 논문을 발표해 학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지능(intelligence)은 타고난 것이므로 이들은 먼저 지능지수(IQ)가 높은 사람이 부유하게 사는지를 조사했다. 결과는 지능지수(IQ)가 높을수록 돈을 많이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의 믿음과 달리 지능지수(IQ)와 부자와의 관계는 지극히 낮았다. 지능지수(IQ)가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기껏해야 1~3%에 불과했다. 이 결과는 타고난 지능이 부자를 가르는 절대적인 요인이 아님을 말한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습득한 지식(knowledge)과 부자와의 관계를 조사했다. 공부를 많이 하면 학교성적과 학력평가시험점수(예: 수능점수)가 높으므로 연구진은 학교성적과 시험점수가 높으면 부자가 되는지를 조사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학교성적과 시험점수가 높을수록 커서 돈을 많이 벌었다.

그리고 타고난 지능지수(IQ)보다 습득한 지식(학교성적과 시험점수)이 부자와 더 깊은 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고난 지능이 같아도 더 많이 공부한 사람이 커서 돈을 더 많이 벌었다. 이는 타고난 지능과 습득한 지식 둘 다 부자와 유의한 관계를 갖지만 나중에 습득한 지식이 부자가 되는데 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부자가 되는 조건으로 사람들이 간과하는 중요한 요소 한 가지를 더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성격(personality)이었다.

연구진은 아이가 근면성, 성실성, 인내력·끈기, 자제력 등이 높을수록 커서 소득이 올라가는 걸 발견했다. 즉 이런 성격을 가진 아이가 커서 부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아이의 성격이 지능지수(IQ)보다 부자가 되는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학교성적과 시험점수가 높을수록 커서 돈을 많이 번다는 연구결과와도 부합한다. 왜냐하면 인내력과 끈기가 높고 성실한 성격을 갖춘 아이가 공부도 열심히 해서 학교성적과 시험점수가 높기 때문이다.

헤크먼 교수의 연구가 학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헤크먼 교수는 아이의 성격은 어려서 교육과 훈련으로 얼마든지 개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능은 후천적으로 발달시킬 수 없지만 성격은 얼마든지 좋은 방향으로 개조할 수 있다. 조기교육으로 아이를 보다 성실하고, 근면하며, 인내력와 끈기를 키우고, 자제력을 높일 수 있도록 발달시킬 수 있다.

똑똑한 아이와 성실한 아이 모두 커서 부자가 될 수 있지만 더 큰 부자가 되는 쪽은 성실한 성격을 가진 아이라고 헤크먼 교수는 말한다. 따라서 내 아이의 지능지수(IQ)가 높다고 자랑하는 부모들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아이의 성격에 좀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반대로 내 아이의 지능지수(IQ)가 낮다고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어려서부터 아이의 성실한 성격을 잘 발달시켜 주면 학교성적과 시험점수도 올릴 수 있고 커서 부유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식이 지능지수가(IQ)가 높아 멘사회원이라고 자랑할 게 아니라 앞으로는 자식이 얼마나 성실한지를 자랑하는 게 더 바람직할 듯 하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12월 31일 (20: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강상규
강상규 mtsqkang3@mt.co.kr

대한민국 창업가와 벤처기업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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