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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증시바닥' 8년 vs 박근혜 '주가 3000' 4년

[TOM칼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실 |입력 : 2017.03.09 05:30|조회 : 2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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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2009년 3월 9일은 미국 증시 역사상 큰 이정표가 되는 날이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그날 ‘바닥’(bottom)을 쳤고 그 다음 날 일제히 반등을 시작해 지금까지 랠리를 기록하고 있다. 오늘이 바로 그 8주년이 되는 날이다.

S&P500지수는 그날 이후 지금까지 250% 올랐고, 다우지수는 220%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무려 360%나 급등했다.

그런데 그날이 특별한 날로 기억되는 진짜 이유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증시 바닥 6일 전 주식에 관해 한마디 하는 사고(?)를 저질렀다. 오바마는 “주가수익배수(PER)가 장기투자자에게 유리한 수준에 근접했다”며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니 장기투자자는 이제 주식투자에 나서면 좋을 것이라는 투자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당시 주식시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그에 따른 금융위기 여파로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시기였다. 증시는 오바마가 1월 20일 미국의 43대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20% 가까이 추락한 상태였다.

그리고 미국 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래 최악의 침체에 빠져 있었다. 그해 3월 8일 세계은행(World Bank)은 “올해 전 세계 교역 규모가 8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고 세계 경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며 비관론을 펼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Dominique Strauss-Kahn) 당시 총재도 3월 10일 “올해 세계 경제가 대침체(Great Recession)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다”며 “세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생애 최악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자아냈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전문가도 아닌 오바마가 주식에 대해 발언했으니 세간의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실제로 오바마는 주식 발언 이후 여론의 숱한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증시 하락은 오바마의 주식 발언이 있은 지 6일째 되는 날인 3월 9일(종가 기준)에 멈췄다. 그리고 뉴욕증시는 거짓말같이 반등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8년째 랠리를 이어오고 있다.

사람들은 이후 오바마의 주식 발언을 두고 “소가 뒷걸음 치다 쥐를 잡은 격”이라고 웃으며 말한다. 오바마가 워런 버핏(Warren Buffett)과 같은 세기의 투자자도 아니요, 또 투자에 관해 어떤 혜안을 갖고 있다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오바마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2014년 7월 한 증권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또다시 주식시장에 대해 언급할 기회를 가졌을 땐 “(대통령인 자기 말고) 주식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라”며 손사래를 쳤다.

오바마의 주식 발언은 매우 위험한 발언이었다. 귀신도 모른다는 주식에 대해 대통령이 함부로 발언하면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오바마는 그저 운이 좋았던 셈이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도 주식 관련 발언을 했는데 오바마와 달리 대형 사고가 되고 말았다.

2012년 18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 하루 전인 12월 18일 새누리당 박 후보는 여의도 증권거래소를 전격 방문했다. 여기서 박 후보는 “임기 중 코스피 3000시대를 열겠다”는 호기로운(?) 공약을 발표했다.

오바마의 주식 발언이 고든 브라운 당시 영국 총리가 방문한 자리에서 불현듯 나온 말이었다면, 박 후보의 주식 발언은 대선을 하루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한 계산된 발언이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일제히 환호를 보냈고 박 후보는 그 다음 날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사람들은 박 대통령이 주식전문가는 아니지만 주식시장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여겼다. 실제로 박 후보는 2007년 대선을 8개월여 앞둔 한나라당 대권후보시절에도 “5년내 코스피 3000시대를 열겠다”며 주식시장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인 바 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박 대통령이 정말로 주가 3000을 달성할 수 있도록 나라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박 대통령의 주가 3000 공약은 이제 빈말로 끝날 처지에 놓여 있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2100대에 머물고 있고 박 대통령의 탄핵 결정 여부가 10일 내려지기 때문이다.

주가 3000 공약이 실현되지 못한 게 박 대통령이 오바마만큼 운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처음부터 이루지 못할 공약(空約)을 제시했거나 아니면 주가 3000을 이룰 수 있도록 제대로 나라를 이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자들은 오바마를 운 좋은 대통령으로 부르며 오바마의 증시 바닥을 두고두고 기억하겠지만, 박 대통령의 주가 3000은 두고두고 놀림감으로 삼을 것이다. 주가는 나라가 잘 되면 올라가는 것이지 대통령의 발언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는 교훈을 깊이 새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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