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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채권 부활 금지'·'장기연체채권 소각'이 경기부양책

[TOM칼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실 |입력 : 2017.09.15 06:30|조회 : 6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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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지난달 31일 국민행복기금과 금융공공기관들이 보유한 약 21조7005억원(123만명)과 보험사,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회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가지고 있는 약 5조4614억원(18만9000명)의 소멸시효 완성 채권이 소각돼 140만명이 혜택을 봤다. 하지만 아직은 일시적이고 임시적 소각에 불과하다.

개인이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 금융회사가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5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돼 채권이 소멸한다. 그러나 소멸시효가 지난 후에 채무자가 그 사실을 알고도 스스로 변제하거나 혹은 모르고 갚으면 대출채권은 유효하게 살아난다.

이런 점을 악용해 2010년 이후 5년간 162개 금융회사가 4122억원의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원금의 2.9%인 120억원에 대부업체에 매각해 추심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그동안 소멸시효 완성 채권을 추심하게 되면 개인들은 소멸된 채권인지 소멸시효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멸시효 완성 채권은 이미 채권이 소멸되어 갚을 의무가 없는데도 일부라도 갚거나 승인하면 전체를 갚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소멸시효 완성된 채권을 갚는 것이 도의관념에 적합한 채무 이행이며 시효 이익의 포기라고 강조하면서 오히려 이를 소각하면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가져온다고 반대한다.

그러나 금융회사와 개인 간에는 정보비대칭이 존재하며 서민들은 소멸시효를 일일이 파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제윤경 의원은 “금융기관이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매각·추심하는 것은 불법 추심행위와 다를 바 없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해 6월 제 의원은 일명 ‘죽은 채권 부활 금지법’이라 불리는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의 추심을 금지하고 그 위반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및 단체소송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런 문제는 소멸시효 완성 채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금융회사가 법원의 지급명령 등의 절차를 통해 소멸시효 중단을 막은 장기연체채권도 서민들의 경제 재기를 어렵게 한다.

이 경우 5년인 금융채권 소멸시효는 10년이 다시 늘어나고 2번 연장되면 채무자는 총 25년간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된다.

올해 3월말 기준 전체 금융사(증권업, 대부업 제외)의 장기연체채권 규모는 20조1542억원에 이른다. 이자가 8조1882억원으로 원금 11조9661억원의 68.4%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소멸시효가 1회 이상 연장된 채권은 총 8조2086억원으로 전체의 40.7% 수준이다.

또한 주택금융공사, 예금보험공사 등 대출·보증 업무를 하는 8개 공기업의 장기연체채권은 60조8157억원이다. 이자는 32조7837억원으로 원금 28조321억원의 117.0%에 달한다. 이 중 소멸시효가 도래하지 않은 채권은 6조6883억원으로 전체의 11.0%에 불과하며 15년 이상 장기연체 채권이 21조7604억원으로 전체의 35.8%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세금도 기업을 위해 쓰면 경기부양책이고 서민을 위해 쓰면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기업입장만 대변하는 것이다. 채권 원금의 1%에 거래되는 갚을 길 없는 장기연체 채권을 정부가 매입소각하는 것이 오히려 복지비 지출감소, 노동력공급 확대 등 여러 면으로 더 이익이 될 수 있다.

현재 가계부채는 1400조원 수준으로 가처분소득은 줄고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동안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이 오히려 서민들의 삶을 빈곤하게 하고 가계부채를 늘려놓았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서민경제 활성화 대책이 나오고 있다. 서민부채 탕감정책도 이와 동일한 선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소멸시효 완성 채권의 매각·추심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마련되고 정부에서도 장기연체채권 소각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서민들의 경제 재기를 도와주는 것이 곧 경기부양책이라는 사고전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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