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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물 방치', '목줄 미착용'…펫티켓 실종은 누구 책임?

[같은생각 다른느낌]반려동물 산업 성장에만 치중한 결과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7.11.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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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지난달 말 가수 최시원씨의 반려견이 유명 음식점 대표를 물어 패혈증으로 사망하게 한 사건으로 비난이 빗발쳤다. 이는 그동안 ‘반려동물=동물보호’로 몰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펫티켓(펫+에티켓) 실종에 대한 국민들의 쌓인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1인 가구 증가, 저출산・고령화 등 생활패턴의 변화는 반려동물 증가를 가져왔다. 반려동물 사육 비중은 급격히 늘어나 2010년 17.4%에서 2015년 21.8%로 증가했고 사육 가구 수는 약 457만 가구(약 1000만명)에 달한다.

지난달 1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정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전국 광역단체로부터 받은 ‘개 사육시설 현황자료’에 의하면 올해 9월 기준 개 사육시설은 총 2667곳이며 사육두수는 70만8733마리로 나타났다. 게다가 미신고된 개 사육시설은 519곳이며 사육두수는 약 8만9000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관련 산업도 크게 성장했다. 2013년 농협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동물 진료, 펫사료·용품, 동물생산·판매업 등이 2012년 9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5조8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려동물 카페, 놀이터, 호텔 등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까지 반려동물 1500만 마리, 관련 산업 시장규모 3조5000억원, 일자리 4만1000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외형적인 반려동물 산업 성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는 정착되지 못하고 무책임한 반려동물 생산과 양육만 늘어났다.

각종 단체나 SNS 등에서는 동물도 가족이라며 반려동물의 필요성이나 홍보에만 급급하고 반려동물로 인한 이웃간 갈등 해결이나 사회적 조화를 위한 노력은 게을리했다.

올해 7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전국에 거주하는 15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 반려동물 양육실태 조사’에 의하면 ‘주변에서 펫티켓을 잘 지키고 있다’라는 질문에 대해 31.6% 만이 동의했다.

또한 비양육가구가 양육가구에게 가장 바라는 점은 ‘배설물을 깨끗하게 처리 하는 것’(83.3%), ‘외출시 반드시 목줄을 하는 것’(44.2%), ‘짖지 않도록 훈련시키는 것’(29.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동물보호법은 공공장소에서 배설물을 치우지 않거나 목줄을 하지 않는 경우 1차 5만원, 2차 7만원, 3차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나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또한 반려동물이라고 말은 하면서도 어려운 일이 생기면 키울 생각이 없는 위선적인 양육권자도 많다.

동물도 가족이라는 마음을 갖고 키우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지난해 7월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동물복지 지원시설 도입방안'에 의하면 설문 조사 응답자들은 반려동물을 사육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경제적인 문제(31%)를 꼽았다.

게다가 1인 가구의 경우에는 시간과 비용을 감당하기 더 어렵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조사결과 반려견을 키우는 1인 가구 비중이 전체의 25.6%에 달했다.

이렇게 경제적 능력이나 반려동물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호기심이나 일시적 충동으로 기르다보면 반려동물 유기가 쉽게 발생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하면 반려견 수는 약 440만 마리(2012년 기준)에 달하나 등록된 동물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7만 마리(누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구조된 유기·유실 동물은 8만9732마리로 전년대비 9.3% 늘어났다.

그동안 반려동물 문화의 확산은 동물보호 의식을 높여 식용견 시장은 줄었고 반려동물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반려동물의 무분별한 생산과 양육은 이웃간 갈등을 불러 일으키고 위험을 발생시켰다.

반려동물 문제는 양육권자뿐 아니라 온 국민의 편안하고 안전한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 생산과 양육은 허가제, 등록제를 엄격히 적용해 개체수를 조절하고 양육권자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경제능력이 없거나 소양이 부족한 양육권자라면 억지로 키우기를 바라지 말고 ‘사육포기동물 인수제’ 등과 같은 제도를 통해 합법적인 사육포기의 길을 터줘야 한다.

지금처럼 내 마음대로 생산하고 키울 수 있게 방치한다면 결국 사회 갈등은 커지고 반려(伴侶)동물이라는 말을 반려(返戾)해야 할 지경에 이를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반려동물 관련 산업 종사자와 진정성 있는 양육권자를 포함한 온 국민이 받게 될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10월 31일 (19: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태형
김태형 zestth@mt.co.kr

곡학아세(曲學阿世)를 경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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