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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금융인 무작정 해고하지 말고 '끌어안기'

[TOM칼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실 |입력 : 2017.11.30 05:00|조회 : 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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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금융산업은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로봇, 클라우드컴퓨팅, 블록체인 등 고도의 첨단기술 도입으로 혁명적인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대면거래에 의존하던 ‘금융 2.0 시대’에서 벗어나, 지금은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을 통한 비대면거래 방식의 ‘금융 3.0시대’에 와 있고, 앞으로는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개인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연결하는 ‘금융 4.0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회사들은 빅데이터와 AI 등을 활용해 고객들의 소비성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가상의 니즈(needs)까지도 정확히 예측해 개인별로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이 장미빛 환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AI나 로봇 등과 같은 첨단기술이 보편화되면서 기존 금융인들의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지난해 글로벌 최고의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Lloyd Blankfein) CEO는 "이제 골드만삭스는 (은행이라기 보단) IT 회사"라고 선언하며 금융인이 IT 기술 역량을 키워 4차 산업혁명에 발빠르게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초 전체 직원의 6%에 해당하는 2000명을 해고했고, 한때 600명에 달하던 주식 매매 트레이더가 이젠 소프트웨어를 유지·관리하는 엔지니어 단 2명으로 대체됐다.

영국 은행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도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하고 투자자문 부문에서 550명의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금융기관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의 확산으로 최근 5년 동안 500여개의 오프라인 은행 지점이 사라졌고, 이 기간에 4대 은행을 떠난 직원은 7000명에 육박한다.

4차 산업혁명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한다면 앞으로 AI와 같은 첨단 기술이 금융인의 역할을 대체할 경우 언젠가 금융인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무작정 사람을 내쫓고 근로자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무자비한 구조조정이 과연 능사일까?

한때 세계 필름 시장을 지배했던 일본의 후지필름은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필름 수요가 급감하면서 몰락이 예고됐다. 하지만 후지필름은 대규모 구조조정 대신에 필름 제조과정에서 쌓은 핵심 기술과 인력을 활용해 화장품과 헬스케어 제품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그 결과 2010년 흑자로 돌아선 이후 후지필름은 지난해 2조3000억엔이 넘는 매출과 1800억엔에 달하는 엄청난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금융산업도 마찬가지다. AI나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한다고 해서 금융인들을 무작정 내쫓는 것은 근시안적이며 단편적인 구조조정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금융인은 금융산업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금융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춘 소중한 인적자원이다. 비록 인간이 AI가 가진 엄청난 분석능력을 따라갈 수 없지만, 투자나 사업의 성패가 달린 최종 의사결정은 인간이 해야 한다.

또한 AI가 보편화될 경우 동일한 환경에서 투자판단은 한쪽 방향으로 쏠리게 되며, 결국 최종단계에서 사람이 개입해 정책적인 가치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금융인들에 대한 IT 교육을 강화하고, 엔지니어들과의 교류를 통해 금융산업의 '융합'과 '혁신'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후지필름의 사례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기존에 없었던 사업영역과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당장 눈앞의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금융인력을 무자비하게 내쫓기보다는 첨단 IT교육과 사업 혁신을 통해 사람을 끌어안고 가는 것이야 말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사람 중심의 경제’와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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