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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처쿠카페에서 요즘 최고 핫템은 '블록체인·ICO'

[길게보고 크게놀기]중국의 코인 발행 열풍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8.03.27 06:30|조회 : 5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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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중국 대도시의 카페에서 20~30대 남성 몇 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면 대화 주제는 십중팔구 블록체인이나 코인발행이다. 중국의 창업 열기를 대표하는 장소인 베이징 중관춘의 처쿠카페도 예외가 아니다. 처쿠카페는 실리콘 밸리의 차고창업에서 착안해서 이름을 처쿠(차고)라고 지었는데, 젊은 창업자들에게 업무공간 및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면서 유명해졌다.

요즘 처쿠카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제는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 관련강연은 유료라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사람들은 PPT가 넘어갈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기 바쁘다. 청중들은 평생에 한번 올지 모를 벼락부자의 기회를 놓칠 까 두려운 것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강연을 듣는다.

◇블록체인과 ICO 열풍
지난해 9월4일 중국 금융당국이 ICO를 전면 금지했지만, 중국의 블록체인 열풍은 갈수록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특히 코인발행과 거래를 통한 일확천금의 이야기가 들려올 때 마다 사람들의 관심이 커진다. 중국 기업들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싱가포르 등 해외에 등록한 거래사이트를 통해서 ICO를 진행함으로써 중국 투자자들의 코인 투자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ICO 관련 산업도 규모가 커지는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코인발행을 도와주는 인큐베이터다. 이들은 ICO를 준비 중인 기업을 위해 사업설명서(백서) 작성, 커뮤니티 운영, 프로젝트 홍보 및 코인의 거래사이트 상장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략 20만위안(약 3400만원)만 내면, 발행기업의 의도에 맞게 사업설명서를 작성하고 투자자를 모집해주는 등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 ICO의 실상은 뭘까. 중국에는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 많은 걸까? 사실 중국에서도 블록체인은 초기 탐색기에 머물고 있다. 대부분의 ICO는 핵심 기술 없이 블록체인의 인기를 이용해 사업 모델을 그럴 듯하게 포장한, 내용물 없는 선물상자에 불과하다. 이들이 빈 선물상자를 팔 수 있는 이유는 중국 투자자들의 코인 투자수요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인터넷금융 안전기술 전문가위원회가 발표한 ‘2017년 상반기 국내 ICO발전상황보고’에 따르면, 중국에서 ICO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26억1600만위안(약 4500억원), 투자자수는 10만5천명이다. ICO가 금지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에 국한된 데이터다. 중국 블록체인 업계는 이미 200만명 이상의 투자자가 ICO에 투자한 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CO는 사업모델 검증이 힘들기 때문에, 사업모델보다 관련업계의 유명인사가 투자했는지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유명인사가 투자했다면 우선 실현가능성이 크다고 짐작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ICO 기업이 유명인사의 명의를 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스페이스체인의 ICO다. 얼마 전 중국 유명 벤처투자자인 옌옌은 스페이스체인이 아무런 관련도 없는 자신을 사업설명서에 4명의 핵심 구성원 중 하나로 명시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스페이스체인 ICO는 ‘우주’, ‘위성’을 내세우며, 옌옌의 명성 덕분인지 10억위안(약 17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그런데, 한 달도 안돼 코인 가격이 발행가를 밑돌고 지금은 코인 시가총액 대부분이 날라갔다.

중국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흔히 ‘99%의 코인이 실체가 없는 공기화폐’라고 말하곤 하는데, 설령 사업모델에서 홍보한 것처럼 실제 적용이 되더라도 코인 가치는 제로에 가깝다. 실제로 코인 가치도 기술보다는 유명도에 의해서 결정된다.

만약 중국에서 비트코인 대부로 불리는 리샤오라이가 투자한 ICO라면 홍보가 필요 없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앞다투어 몰릴 것이기 때문이다. 리샤오라이는 6자릿수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라고 중국 방송에서 밝힌 후 유명해진 인물이다.

요즘은 중국 ICO에서 블록체인 미디어와 거래사이트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추세다. 특히 거래사이트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거래사이트 상장에 드는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가격이 급등하면서 코인의 거래사이트 상장비용도 많이 올랐다. 이전에는 800만위안(약 14억원)이면 상장이 가능했으나 지금은 최소 1500만위안(약 26억원)은 내야 상장이 가능하다. 거래사이트에 코인을 상장해서 거래만 가능하게 된다면 코인발행도 90% 이상 성공이다.

◇급증하는 인력수요
블록체인이 인기를 끌면서 블록체인 인력 수요도 급증했다. 중국 채용정보사이트인 BOSS즈핀이 발표한 ‘2018년 성수기 인재추세보고’에 따르면, 올해 들어 블록체인 관련 인력수요가 지난해 대비 9배 가까이 늘었다. 평균 월급도 10% 넘게 오른 2만5800위안(약 440만원)에 달했다.

블록체인 관련 인력을 구하는 기업 수도 약 5배 늘었다. 블록체인 기반 사업을 시작했거나 준비하는 기업이 급증한 것이다. 물론 대다수는 블록체인 열기를 이용해서 한 건 하려는 스타트업이다. 블록체인과 아무 관련이 없더라도 블록체인 기반 사업모델이라고 홍보하면 자금을 조달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른 스타트업이 ICO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혹할 수 밖에 없다.

ICO의 가장 큰 매력은 돈이 안 든다는 점이다. 사업설명서 작성, 홍보 및 거래사이트 상장 등 간접비용은 들어도 코인 발행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비용은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코인의 가치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 까. 한 중국 블록체인 관계자가 한 말이 있다. “가치는 판단하지 마라. 가치를 판단하면 오히려 손해보기 십상이다. 코인 발행은 좋은 것이다. 그냥 이 말만 기억해라.” 적어도 코인 발행기업 입장에서는 100% 맞는 말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3월 26일 (19: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재현
김재현 zorba00@mt.co.kr

중국과 금융에 관심이 많습니다. PhD in fi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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