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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소비 조장하는 복잡한 대학입시 제도

[같은생각 다른느낌]단순명료하고 공정성을 가진 새로운 대학입시 제도 나와야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8.04.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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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최근 사교육비 증가와 대학입시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으로 교육개혁의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해 8월 이후 ‘대학입시’ 제목으로 검색된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만 해도 100여건에 이른다.

하지만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 수시·정시 비율, 수시 최저학력기준 등에 대해 제각각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마치 대학입시 제도를 두고 교육적 타당성과 공정성 중에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와중에 11일 교육부가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수능·학생부종합전형간의 적정비율, 수시·정시 통합여부, 수능평가 방법 등에 대해 국가교육회의에서 숙의·공론화하고 그 결과를 제안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지난달 말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서울 주요대 총장을 만나거나 전화로 "2020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정시 비중을 늘려 달라"고 의견을 전달했다.

그동안 대학입시 제도만큼 잦은 변화를 겪은 정책도 많지 않을 것이다.

1950~60년대 대학별 시험제도와 대입국가고사제, 70년대 예비고사·본고사제를 거쳐 80년대에는 학력고사와 내신 병행제로 바뀌었다. 대학입시의 가장 큰 변화는 1994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시행된 대학수학능력시험, 고교내신, 대학별 자율결정 병행제 도입이다. 단답형의 암기식에서 벗어나 창의력을 키우고 대학의 자율성 보장과 다양한 전형방식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불순한 의도와 노림수가 들어간다면 좋은 제도라 할 수 없다. 수능 시행 후 20여년간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과 기득권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복잡한 시험제도를 만들고 선행학습을 부추겨 부유층에 유리한 시험제도를 만들어냈다.

학력고사나 본고사를 통해 뽑던 시절에는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하면 됐는데 복잡한 입시 전형과 비교과과정이 수험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다양한 활동의 요구는 학생들의 시간을 얽매어 창의력과 자율성은 멀어진 지 오래다.

게다가 수능 제도가 교과·비교과과정 병행, 다양한 선발 제도를 내세운다고 경쟁관계가 없어진 것도 아니다. 대학교 수는 늘었지만 대학간 우열이 존재하고 대부분 희망하는 전공은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데도 점수에 따른 서열화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요즘 TV에 나오는 모든 경연대회도 정확히 수치화된 점수 차이로 등수를 나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은 점수로 순위를 매긴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어차피 경쟁관계에서 우열을 가르기 위해서는 그나마 점수화가 공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학 학군제나 추첨제를 통해 대학교에 진학하거나 업종간,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줄어들지 않고서는 입시제도만으로 경쟁관계를 없앨 수 있다는 생각은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현재 대학입시는 단순히 교육의 문제를 넘어 경제생활, 주거생활, 삶의 질 등 여러 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육단계부터 선행학습이라는 유혹을 이길 수 없는 학부모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사교육을 시작한다. 이런 교육비 부담은 저출산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의하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18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7만1000원으로 5.9% 증가했다.

대학진학률과 교육 환경이 좋은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되고 부모들은 주거비 부담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그럼에도 고등학교 졸업만으로는 취업이나 승진에 불리한 구조하에서 대학 교육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고용노동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6년 학력별 월 임금총액은 대졸 362만원인데 비해 고졸은 220만원으로 6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행학습을 하고 부모가 컨설팅을 받아야 하는 입시 제도는 결코 공정하지도 교육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굳이 투자할 필요 없는 사교육에 과소비만 조장하는 셈이다.

8월말 교육부는 ‘교육개혁 종합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어떤 교육 방향이든 단순명료하고 납득할만한 공정성을 가진 대학입시 제도가 담겨져야 한다. 어렵고 복잡한 제도는 정보를 독점한 학교·학원의 부가 이득을 높이고 일부 부유층에 특급 통행권을 쥐어줄 뿐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4월 12일 (19: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태형
김태형 zestth@mt.co.kr

곡학아세(曲學阿世)를 경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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