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앞둔 토종 프랜차이즈 세계화 시동…하지만 갈길은 멀다

머니투데이
  • 송지유 기자
  • 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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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12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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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4.0시대 현주소] 브랜드난립·영세 산업구조 해결책 남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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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프랜차이즈 산업의 태동기는 197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9년 서울 중구 소공동에 문을 연 롯데리아가 일원화된 물류시스템, 로열티를 기반으로 한 수익구조 등 프랜차이즈 특징을 갖춘 국내 최초 사례로 꼽힌다.

30여 년이 지난 올해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매출 100조원, 브랜드 수 4000여 개, 가맹점포 수 40만 여 개에 달한다. 산업 태동기와 비교하면 눈부신 성장세다. 프랜차이즈 시장은 햄버거, 피자, 치킨 등 식문화 트렌드는 물론 88올림픽,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사회 이슈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프랜차이즈 출발은 패스트푸드…88올림픽이 시장 키워=프랜차이즈 시장 초기(1.0∼2.0시대)에는 햄버거, 피자 등 패스트푸드가 주역이었다.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버거킹(1982년), KFC(1984년), 웬디스(1984년) 등 글로벌 브랜드가 줄줄이 국내에 상륙했다. 맥도날드는 다소 늦은 1988년 서울 압구정동에 1호점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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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5일 국내 1호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 소공점(1호점)의 개점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 사진=롯데리아
당시 롯데리아의 선전은 패스트푸드 시장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롯데리아는 1989년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며 최고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았다. 이어 피자헛과 도미노피자, 시카고피자 등이 잇따라 한국 시장에 들어왔다. 1990년에는 토종 브랜드인 미스터피자가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열고 경쟁에 합류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피자 열풍이 대단했다.

◇생계형 프랜차이즈 전성기…치킨·제과·커피 등 업종 다변화=프랜차이즈 시장은 1990년대(3.0시대) 들어 급변한다. 90년대 중반까지 파리바게뜨, 크라운베이커리, 신라명과, 고려당 등 가맹점이 매년 수백 개씩 증가할 정도로 제과점이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1995년을 기점으로 제과점이 포화상태에 도달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대신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아이스크림과 도넛 전문점이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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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1월16일 BBQ 1호점인 경기 연천군 전곡점 개장행사가 열리고 있다./사진제공=제너시스BBQ
외환위기 이후에는 치킨집 등 생계형 프랜차이즈가 성황이었다. BBQ는 1995년 회사를 설립한 지 4년 만에 가맹점 1000개를 돌파했다. BBQ 외에 페리카나 등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는 커피전문점 시대가 열렸다. 신세계가 미국 브랜드 스타벅스(100% 직영)를 국내에 선보인 이후 할리스, 투썸플레이스, 탐앤탐스, 카페베네 등 토종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이 줄지어 생겨났다.

◇해외로 가는 프랜차이즈…브랜드 난립 등 숙제 여전=2010년 이후(4.0시대) 한류 열풍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해외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골목상권 보호정책으로 신규 출점에 제약을 받는 가운데 고령화 및 내수 부진으로 성장 한계에 부딪힌 주요 업체들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앞다퉈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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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중국 100호점인 베이징 난장점 전경. /사진제공=SPC그룹
파리바게뜨를 운영 중인 SPC그룹은 미국, 중국, 프랑스 등에서 현지인 입맛을 사로잡았고, 여세를 몰아 가맹점 사업을 준비 중이다. 특히 프랜차이즈의 본고장인 미국에선 연내 1~2개 가맹점을 열고 2020년까지 매장을 1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 BBQ, 카페베네, 뚜레쥬르, 할리스, 육칠팔, 설빙 등도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4.0시대에도 영세한 산업 구조, 브랜드 난립 등 갈 길은 멀다. 정부가 '2012년까지 가맹점 1000개 이상 프랜차이즈 100개를 육성하고 세계 100대 프랜차이즈 기업군에 토종 브랜드 3개 이상을 진입시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지난 2009년 프랜차이즈 산업 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현실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11월 현재 점포수 1000개 이상 외식 브랜드는 10개에 불과하다.

프랜차이즈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영세한 브랜드가 많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 프랜차이즈 가운데 직영점과 가맹점을 합해 점포수가 10개도 안되는 브랜드가 전체의 61.5%에 달한다. 김갑용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단기간에 반짝했다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10년, 20년 지속적으로 운영 가능한 브랜드가 진정한 프랜차이즈"라며 "이를 위해선 가맹본부가 올바른 경영마인드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