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하 발언 때문에 해임"…靑 입김?

황상민 전 연세대 교수 "정권 압력에 해임됐다" 주장…정갑영·김성주 "사실무근"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입력 : 2016.11.11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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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 전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현 위즈덤센터 심리상담가)./ 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올 초 전격 해임된 황상민 전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현 위즈덤센터 심리상담가)의 해임 배경에 새삼 관심이 쏠린다.

최순실 사태가 터지면서 이번 정부 들어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던 각 분야 여러 결정들 중 상당수가 부당한 정권의 외압이 작용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탓이다.

심리분석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온 황 전 교수는 공교롭게 2013년 정권 1년 차에 박근혜 대통령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무녀'(巫女, 무당)로 표현했다.

황 전 교수는 연세대에서 해임된 게 "청와대 입김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연세대 총장이었던 정갑영 명예 특임교수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한다. 황 전 교수가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지목한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도 의혹을 부인했다.

황 전 교수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이후 각종 의혹이 온 나라를 뒤덮었다"며 "이 정권 아래 부당한 해임을 직접 겪어 보니 모든 게 실제로 가능한 이야기더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올해 1월 황 전 교수를 심리학과 교수직에서 해임했다. 부인이 설립한 민간연구소 위즈덤센터에 이사로 재직하며 연구비를 받는 등 사립학교법상 '겸직 금지 의무' 조항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황 전 교수는 "위즈덤센터에 2004년부터 급여 없이 명목상 연구이사로 있었다"며 "2014년에는 안식년을 맞아 센터에서 연구활동을 했다. 교수가 본연 임무인 연구를 하는데 그게 어떻게 겸직 활동이냐"고 억울해 했다.

황 전 교수는 3년 전 자신이 박 대통령을 가장 먼저 '무당'이라고 일컬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게 진짜 해임 사유일 수 있다는 얘기다.

황 전 교수는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심리극장'이란 책을 펴내면서 각 정당 후보를 만나 인터뷰했다"며 "그때 박 대통령을 직접 보면서 느낀 첫인상은 껍데기만 있을 뿐 자기 영혼은 없는 무당이었다"고 말했다.

책을 펴낸 이듬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을 '무녀'라고 표현하며 '세상에 살고 있으나, 세상에 속하지 않은 인물'이란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황 전 교수는 "심리 연구·분석을 바탕으로 '무녀'라는 단어를 썼는데 공교롭게도 최근 무당·굿판 의혹과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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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왼쪽),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사진제공=뉴스1
황 전 교수는 부당 해임 과정에서 정권과 교감한 인물로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과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지목했다.

황 전 교수는 "박 대통령이 2014년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도록 어레인지(arrange, 일을 처리)한 사람이 바로 정 전 총장"이라고도 주장했다.

김 총재는 황 전 교수가 2012년 대선 후보로 나온 박 대통령을 두고 '생식기만 여성'이라고 발언하자 당시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 자격으로 연세대에 항의 방문해 해임을 요구한 전력이 있다. 이번 사태 이후에는 최순실씨 비밀모임 '팔(八)선녀' 중 하나라는 의혹까지 세간에 돌았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외압설을 모두 부인했다. 정 전 총장은 "해임은 재단 징계위원회와 교원 인사위원회가 정식 절차를 거쳐 결정했다"며 "내가 개입한 적도 없고 알고 있는 내용도 없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황 전 교수와) 교육부의 싸움이지 학교(연세대)에 물어볼 내용은 아니다"며 "(드레스덴 공대 이야기도)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김 총재도 "2012년 연세대에서 우려를 표명한 것 이외에 따로 액션(action)을 취한 건 없다"며 "황 전 교수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더라도 남녀차별 등 개인을 모욕하면 기본인권 보호 차원에서 항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연세대에) 얘기했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팔선녀 의혹도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황 전 교수는 4월20일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취소 소청을 냈지만 기각당했다. 현재는 여기에 불복하고 서울행정법원에 기각 취소 심판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