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요즈마펀드, 1차 펀딩 600억 초읽기

국내 첫 '한국형 요즈마펀드' 설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펀드 규약을 만드는 실무 작업을 매듭지으면 이달내 펀딩을 통해 본격적인 벤처기업 투자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정부 및 VC(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정부의 벤처투자금인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와 미국의 유수 VC인 DFJ 및 월든 인터내셔날이 공동 조성키로 한 한국형 요즈마펀드가 빠르면 이달 안으로 600억원 규모의 1차 펀딩을 마무리 짓는다.

양측은 총 1500억원 펀드를 조성, 국내·외 벤처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실리콘밸리의 대형 VC인 DFJ와 월든 인터내셔날은 한국형 요즈마펀드를 직접 운용키로 하고 모태펀드의 출자금 600억원을 제외한 900억원 중 450억원씩 나눠 투자자를 모아 펀드 조성을 책임지기로 했다. 특히 월든인터내셔널은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을 투자자로 유치하기로 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당초 한국벤처투자와 DFJ, 월든 인터내셔날은 지난해말 1차로 600억원의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었지만, 펀드의 세부적 운영지침과 일부 자금 모집 계획이 늦어져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펀드 조성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펀드 운영을 하기 위한 일종의 법전 같은 규약을 만들고 있는 단계"라며 "외국 VC가 사무소를 만들어 모태펀드와 함께 국내·외 벤처투자를 담당하는 한국형 요즈마펀드와 같은 구조는 처음 시도하기 때문에 펀드 규약의 세부 문구를 다듬고 양측이 영문으로 합의된 문장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 규약이 완성돼야 투자자들이 이를 근거로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 1차 펀딩 시점은 빠르면 이달말, 늦어도 내달초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펀드는 재원의 51% 이상을 국내 창업·벤처기업에 투자하고 9%는 실리콘밸리 등 외국에 설립된 한국인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투자 대상을 미리 물색해 놓았기 때문에 펀딩이 완료되면 곧바로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대형 VC인 IDG벤처스차이나와 공동 조성키로 한 펀드도 조만간 MOU(양해각서)를 맺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VC업계 3위업체인 IDG벤처스차이나와 모태펀드가 국내·외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2번째 한국형 요즈마펀드인 셈이다. 펀드 규모는 1000억원 규모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VC업계 관계자는 "중국 VC와 협의를 마무리하고 이달 안으로 MOU를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첫 번째 한국형 요즈마펀드의 규약이 마련되면 선례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후 실무적인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