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화룡점정은 '라이선싱 아웃'

묵현상 메디프론 (1,398원 ▲48 +3.56%) 대표는 해외의 대형 제약사(big pharma)에 후보물질을 수출(라이선싱 아웃)하는 일이 신약개발에 있어서 용의 눈동자를 그리는 '화룡점정'과 같다고 비유했다.

묵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상장.등록 바이오 기업과 함께하는 바이오 CEO클럽'에 참가해 "신약개발사들의 시장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묵 대표는 "대형 제약사라면 발굴한 신약후보물질을 상품화하는 일까지 혼자 담당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같은 바이오벤처에게는 어느 시점에 라이선싱 아웃을 할 것이냐, 또 어느 회사에 할 것이냐가 주된 관심사"라며 "이런 판단하에 진통제를 해외에 라이선싱 아웃했고, 이제와서 볼 때 이런 판단은 옳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기 기술료로 5000만 달러 정도를 받았고 이후 일년 반동안 31억원의 자금을 받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봤을 뿐 아니라 현재의 수익도 얻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묵 대표는 "처음에 상대 회사에 이메일을 보내는 것부터 시작해서 2년 반이 걸렸다"며 "다 해놓고 보니 4피트 두께의 서류가 쌓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인 독성 실험결과는 물론이며 약물대사, 용해도 등 온갖 증명과 자료를 만들어 보내야 했다"며 "마지막에 계약서 상의 세부조항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며 계약이 파기될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실험실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이를 저널에 발표하는 일이 끝이 아니라,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좀 과장하면 10년 정도가 걸린다"고 강조했다.

묵 대표는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국내에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당시와는 달리 국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이나 노하우가 많이 생겼지만 서류작성은 또 다른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진통제 하나에 5000만 달러를 받았는데 국내에서는 이런 돈을 지불하고 사갈 곳이 없다"며 "결국 신약개발사들의 시장은 해외에 있으며 해외로의 라이선싱 아웃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상장을 한다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전략적으로 아이템을 선정하고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며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공동연구를 통해 이런 프로젝트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묵 대표는 "정부는 기업의 연구결과가 라이선싱 아웃을 통해 '돈으로 바뀌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며 "이런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면 투자자들도, 증시도 바이오산업에 대한 시각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