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전자양판점 '요도바시' 가보니…

↑ 일본 최대 전자 양판점인 요로바시(아키하바라 매장) 1층 매장에는 갤럭시 탭과 갤럭시S가 전시 중이다.

일본 도쿄의 최대 전자양판점 '요도바시' 매장 1층에 들어서면 낯익은 로고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갤럭시S'와 '갤럭시탭' 제품진열대에 새겨진 삼성전자 로고다.


지난 18일 일본 전자양판점들이 밀집된 도쿄 아키하바라 거리를 찾았다. 일본 게임과 애니메이션의 메카이자 '오타쿠' 문화의 발원지로 유명한 곳이다. 아키하바라 전철역에서 대로를 따라 수많은 전자양판점이 늘어서 있다. 골목마다 '건담' 카페, 코스프레숍, 현란한 게임장 등 이색적인 상점이 즐비해 외국인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서도 가장 큰 규모인 '요도바시'의 1층 매장은 일본 3대 통신사인 NTT도코모, 소프트뱅크, 에이유 (AU)의 부스로 모두 채워져 그야말로 최신 정보기기들의 각축장이다.

입구에서 왼편으로 꺾어 들어가면 삼성전자 제품들이 길게 전시돼 있다. '갤럭시S'와 '갤럭시탭'은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를 통해 판매된다. NTT도코모 매장의 한 직원은 "'갤럭시S'가 지난해 10월 출시된 후 한때 휴대폰 매장에서 점유율이 50%까지 상승한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날마다 판매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일본 소비자들의 관심이 꾸준하다"고 전했다.

기자가 전날 방문한 신주쿠(도쿄의 대표적인 상업지구)의 '빅카메라' 매장 관계자도 "'갤럭시S'는 하루 평균 50여대, '갤럭시탭'은 10대 정도 팔린다"고 말했다. 현지 시장조사업체 앤앤총연에 따르면 지난해 4∼9월 일본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폰' 점유율은 60.1%에 달했다. 이를 감안하면 '갤럭시S'가 애플을 맹추격하는 셈이다.

↑ 18일 한 신사가 도쿄 아키하바라 요로바시 1층 휴대폰 매장에서 갤럭시탭 제품을 관찰하고 있다.

↑ 도쿄 아키하바라 요로바시 1층의 애플 아이패드 매장 전경.

매장에 전시된 '갤럭시S'를 테스트하는 고객에게 사용소감을 물어봤다. 그는 자신의 도시바 휴대폰을 꺼내 비교하더니 "동영상을 보고 싶은데 '레그자'(도시바의 브랜드명) 제품은 화질이 선명하지 못하다"며 "'갤럭시S'는 선명하고 터치감도 좋다"고 말했다.

일본은 외산 브랜드의 '무덤'으로 꼽힌다. 실제 '요도바시'에서 가전, 카메라, 오디오, 게임기기 등이 전시된 2~5층으로 올라가면 샤프, 도시바, 파나소닉, 소니, 미쓰비시, 히타치 , NEC 등 일본 브랜드 일색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가 예외일 뿐이다.

'갤럭시' 시리즈가 일본에서도 통하는 비결은 뭘까. 무엇보다 높은 해상도와 빠른 응답속도 등 '기술력'이 애니메이션이나 동영상 이용 성향이 강한 일본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한다는 게 현지의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휴대용 스마트기기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PMP나 휴대용 DVD플레이어 등이 많이 팔렸다"며 "폴더폰 선호도에 부응하느라 스마트폰 대응이 느렸던 일본 업체들이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지만 애플과 삼성전자에 비해 기술이 뒤져 혼란을 겪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샤프는 최근 '갈라파고스' 브랜드로 스마트패드를 출시했다. 27.4㎝(10.8인치)와 14㎝(5.5인치) 두 종류로 나왔는데 화면을 터치해보니 반응속도가 느렸다.

↑ 도쿄 순환 지하철 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광고.

'갤럭시' 시리즈는 가격경쟁력도 높은 편이다. 지난 18일 현재 애플의 '아이패드' 16기가는 5만8320엔, 32기가는 6만7920엔, 64기가는 7만7280엔 등에 판매된다. '갤럭시탭'은 3만3432엔이며, 1~2년 정액제로 약정(신규가입 기준)하면 가격이 2만9064엔까지 내려간다. 샤프의 '갈라파고스'는 10.8인치가 5만4800엔, 5.5인치가 3만9800엔이었다.

일본의 휴대폰 가입자는 1억명, 스마트폰 보급률은 5% 내로 추정된다. 도쿄 순환 지하철에선 스마트폰보다 일반 폴더폰을 든 이가 훨씬 많아 보였다. 삼성전자 스마트기기의 미래가 밝아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