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샵 종결자' 김정일, 사진속 지워진 여성 정체는?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에서 언론은 하나의 선전수단이다. 그 중에서도 사진은 가장 강력한 선전수단이 된다.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대중적인 믿음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동안 신문이나 화보집 등에서 사진의 조작과 왜곡, 연출과 합성을 통해 선전수단으로 활용해 왔대. 특히 김일성과 김정일 등 최고 지도자 사진은 '사진정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상화의 도구로 이용됐다.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박수성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방문하는 곳마다 일일히 사진 촬영을 할 수도 없기 때문에 합성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북 매체의 사진조작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조작사진을 소개한다.

<김일성의 새해 인사>
북한의 공식 선전 화보집 '조선' 2011년 1월호 '새해를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주체사상탑 주변의 설경 사진이 나갔다. 그런데 사진을 유심히 보면 주체탑 오른쪽 건물 한 가운데 난데없이 김일성 초상화(빨간색 원)가 합성된 채 등장한다.

<김정일 사진 속 '사라진 여성'>
김정일이 한 여대생과 악수하는 사진이다. 1992년 북한 화보집 '우리의 지도자'에 게재된 사진이다. 악수하는 여대생 왼쪽이 다른 여성이 있었지만 사진에는 거칠게 지워진 흔적이 남아있다. 원본 사진을 조작한 것이 아니라 인쇄직전 동판(기계식 인쇄)에서 이 여성을 긁어낸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그녀가 누구이며 왜 지워야 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하이힐을 지워라>
92년 북한 화보집 '우리의 지도자'에 보도된 김정일 사진과 몇년 뒤에 다른 화보집에 보도된 사진이다. 두장은 같은 사진이다. 왼쪽 사진 김정일 뒤에 나오는 여성은 김위원장의 넷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 옥이다. 그러나 몇년 뒤에 보도된 오른쪽 사진에는 김옥의 '하이힐'이 지워진 흔적이 있다. 그녀를 지워야 했던 속사정은 무엇일까.

<김일성 부자의 백두산 등정>
김일성 사망 이후인 1995년 김일성·정일 부자가 백두산 정상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이 '조선' 화보집에 공개됐다. 사진이 공개되자 서방세계에 조작시비가 일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한 일체의 언급이 없다. 두 사람이 함께 백두산을 올랐다면 북한에서는 엄청난 선전 이벤트가 됐을 법한데 언제 어떻게 김일성 부자가 백두산에 올랐는지에 대한 일체의 설명이 없다.

<김정일은 자체발광?>
김정일이 2008년 11월 인민군 제2200부대와 제534군부대 직속 구분대를 시찰한 사진이다. 2009년 6월15일자 로동신문에 보도된 사진으로 영국 BBC는 이 사진이 조작이라는 것을 밝혀내 북한은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김정일과 함께 앞줄에 나란히 서 있는 군인들의 다리 그림자 방향이 서로 다르다. 사진을 합성한 것이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김정일은 자체발광'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또 앞줄 다리 부분에 나오는 발판의 검은 선이 김정일의 종아리 뒤에서는 끊어져 있다.

<김정일의 '다른 장소 같은 배경'>
왼쪽 흑백사진(로동신문)과 오른쪽 컬러사진(조선중앙통신)은 보도시점과 장소가 다르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을 포함 앞줄에 나오는 사람만 다를 뿐 배경으로 나오는 군인들은 같은 사람이다. 그러나 왜 배경에 나오는 사람들이 같은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온라인 편집국 이병구 기자, 사진=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