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콤플렉스 박명수, '흑채'로 흑자 내다

　개그맨 박명수는 머리숱이 적은 게 콤플렉스다. 2007년 MBC '무한도전'에서 그는 가발 대신에 머리에 뿌리는 순간증모제 '흑채'를 사용해 '흑채 개그맨'이란 별명을 얻었다.

　당시 대중들에게 생소했던 흑채는 실시간 검색어 상위를 기록하며 '박명수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는 아예 다음해인 2008년 탈모 전문 쇼핑몰 '거성닷컴'을 오픈했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개그의 소재를 뛰어넘어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거성닷컴을 운영 중인 거성지앤씨는 2008년 거성라이프라는 이름의 개인사업자에서 2009년 6월 법인으로 전환했고, 11월 '박명수 헤어리치'(순간증모제)를 제조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주요사업은 헤어관련 제품 제조, 유통업, 인터넷쇼핑몰 운영업으로 박명수의 동생인 박형수씨가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박명수가 최대주주로 지분 40%, 박형수 대표가 32%를, 박명수의 아내인 한수민씨도 10%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금은 1억원이다.

　신용평가 전문기업 나이스디앤비에 따르면 거성지앤씨는 2009년 매출액 4억 8800만원을 거뒀지만 영업손실 900만원으로 적자를 봤다.
　2010년 매출액은 13억 4000만원으로 전년대비 177.5% 늘어났다. 영업 손실 규모도 600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영업외 수익이 늘면서 당기순이익 100만원으로 일단 흑자로 돌아섰다.

　거성지앤씨는 2010년부터 박명수의 이름을 딴 흑채 브랜드 '박명수 헤어리치'를 CJ오쇼핑 (75,600원 ▲600 +0.80%)에 론칭했고, 생활건강 쇼핑몰 거성라이프도 오픈했다. 2009년이 성장을 위한 준비기간이었다면 지난해부터 박명수의 발로 뛰는 적극적인 마케팅이 수익의 원동력이 됐다.


　관련업계에서는 탈모로 고민했던 박명수 자신의 노하우가 대중들에게 신뢰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연예인의 실제 고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결합해 많은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박명수는 지난해 1월 한 홈쇼핑 생방송에 출연해 직접 모델로 나서 제품의 사용 전과 후를 비교했고, 40~50대의 고객의 구매를 이끌어내며 2000개 이상 판매됐다. 박명수의 출연을 보고 '동질감'을 느낀 구매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올해 4월에도 홈쇼핑에 출연했다.

　거성지앤씨의 신용등급은 BB. 나이스디앤비는 외형성장률이 업계 평균인 14.5%의 10배로 높고, 단기간에 순이익으로 흑자전환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영업측면에서 비효율이 발생하고 부채가 늘어나는 점은 문제로 지적됐다.
　거성지앤씨는 브랜드 '까망모'로 알려진 경쟁업체 코글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2년 설립된 코글은 2006~2007년 매출액 2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매출액은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관련업계에서는 탈모 인구 증가로 관련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마케팅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탈모문제를 드러내놓고 고민하기 힘든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다는 관측이다. 거성지앤씨는 지난해 매출액의 절반 수준인 6억원을 판매 관리비로 사용했다.

　거성지앤씨는 제품을 스프레이 흑채, 샴푸 등으로 다양화해 종합 탈모 관련 쇼핑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흑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거성지앤씨 관계자는 "스트레스가 주원인인 탈모는 40~50대에서 젊은 층까지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라며 "제품 다각화와 오프라인 판매점 확장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